아테네 입성한 그날과 그 다음날만 해도 수은주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기승이라 겨울을 염두에 둔 채비에 곤혹스러움을 표명했거니와
에게해는 이후 신기한듯 그 텁텁함 온데간데 없이 수은주 뚝 떨어졌으니
그에 더불어 나는 계속 크루즈선으로 남하해 이제는 산토리니Santonini에 입성한 상태다.
이 산토리니야 휴양지로 워낙에나 많이 알려진 상태이고 더구나 그 섬 한쪽 귀퉁이 이아Oia 라는 데는 신혼관광지랑 겹쳐 근자 대표 오버투리즘overtourism으로 악명이 높아지는 곳이라
어떤 데인지 나로선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의무감이 발동했다.
입도하면서, 그리고 어제 반나절 차를 몰면서 실감했지만 이 산토리니라는 섬은 화산이 생성변화케 한 섬이라
그 위선하는 가장 큰 특징은 남북으로 길쭉한 작은 섬이 대체로 서쪽 한쪽 면은 천애절벽이지만 그 반대편은 정반대로 완만한 평탄대지라 우리로 보면 논 비스무리한 밭 평야지대가 발달한 점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길이는 꽤 돼지만 폭은 상당히 좁다.
이아 라는 데는 영어로는 Ia라 표기하는 코딱지 마을이라 우리 같은 반대편 동쪽 평탄대지 쪽에 마을을 만들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수직에 가까운 천애절벽에다 빼곡히 마을을 형성한 점이 나로선 기이하기만 하다.
왜 이럴까 하는 의문은 지금 당장은 풀지 못하겠지만 혹 바람과 관련이 없을까 상상해 본다.
이 천애절벽에 벌집처럼 다닥다닥 아래위로 그리고 양쪽 옆으로 시멘트 건물들을 세우고선 온통 흰색 뺑끼칠을 쳐바르고 대신 위압성 있는 일부 돔 건물은 파란색 뺑끼칠을 했으니
이것이 주변풍광 그리고 에메랄드 에게해 빛깔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결국 우리가 아는 산토리니 이아는 뺑끼칠이 만든 인공풍광이라 우리 같음 이런 해변이 없지는 아니하나 첫째 건축허가 둘째 안전문제로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
그 산능선 날망과 천애절벽 집들은 온통 관광기념품 아니면 관광객 숙소로 대여되고 있으니 집집마다 코딱지만한 목욕 풀장을 구비했으니 이거 만든 업자는 떼돈 긁어모았을 것이다.
내가 직전에 다닌 시로스니 미코노스니 학소스에선 한국산은 개미 한 마리도 없었는데 이아에선 더러 마주하기도 했으니 역시나 산토리니는 한국인한테는 관광성소인 모양이다.
나? 내가 한가롭게 관광 찾아 뺑끼칠 마을 찾아 핫스팟 찾아 왔겠는가?
모름지기 찾아 확인해야 할 데가 있었으니 도착하자마자 나는 냅다 그곳을 달려 내가 그토록 희구한 이를 조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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