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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다니는 데서는 서리를 만나기가 힘들다.
물론 이곳 시칠리아라 해도 해발 3천미터가 넘는다는 뒷동산 에트나 산을 오르면 그런 풍광을 보겠지만
그렇다고 청승 맞게 서리 보겠다고 새벽에 저 산을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
얼마 전 이태리 북부 파도바에 갔을 때다.
베네치아랑은 기차로 30분 거리 내륙에 있는 중소도시로 그곳에서 서리를 만나고선 얼마나 반갑던지
이런 데 나와서 보면 우리가 일상으로 만나기에 소중한 줄 모르는 것들이 하나하나 소중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라
서리 역시 그러해서 그 파도바 서리에 가슴 한 켠이 찡해오는 내가 이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흔한 서리조차 생각나는 순간이라
내가 여러 번 소개한 것으로 기억하거니와 이 시즌 서리맞은 배추야말로 이 지구가 빚은 가장 위대한 설치미술이라 나는 본다.
저 사진은 연전 고향 김천에서 찍은 것인가로 기억하는데 그러면서 나는 이런 말을 썼다.
내가 만난 설치미술가 중 서리 만한 위대한 작가 없다.
배추가 제일제당 백설탕을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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