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내 이래서 넷플릭스니 뭐니 하는 걸 멀리했다.
꼭 넷플릭스는 아니지만 결국 아이유도 아닌 IOU 타령하다 병석 핑계대고는 자빠져서 남영동도 아닌 시칠리아서 정주행 거듭해 11회째 이르렀다.
유동근 황신혜 주연 애인 이라는 과거 엠비시 드라마다.
총 16부작인가 뭔가 하는 장대한 서사시가 될 터인데
30년전 드라마라 요즘 감각엔 맞지 않는 구석이 적지 않이 포진함에도 누군가랑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라서라 더하기도 할 테지만
나는 지난 두 달간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사람이 없어 더 몰입한다.
그 첫 만남 장면인가 들이대는 조경업자더러 유부녀라 미안해요 라는 말이 어찌 그리 웃기는지 모르겠다.
그럼 유부남이 유부녀를 만나지 처녀를 개수작한단 말인가?
요즘 드라마랑 저 옛날 드라마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이
말장난인데
저 옛날 드라마는 확실히 폐부를 찌르는 대사가 매우 드물다.
하긴 역사를 돌이켜보면 명구 제조는 셰익스피어 같은 드라마 작가 전유였으니
결국 셰익스피어가 요즘 환생한다면 방송작가 아니겠는가?
유부녀라서 죄송해요 라는 말 말고는 명대사라 할 만한 구석이 저 드라마 애인에는 없다.
***
저 드라마는 검색하니 1996년 9월 2일부터 1996년 10월 22일까지 엠비시 방영이라 하는데, 이미 30년이 다 됐으니
1956년생 유동근이 마흔살 때이며, 1963년생 황신혜가 서른세살 때다.
두 사람 때문에 속앓이하는 이응경은 1966년생이니 서른한살 때다.
이른바 중년으로 접어들었거나 그 진입을 앞둔 시점들이다.
반응형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설탕 바른 배추가 그리운 시칠리아 (33) | 2024.12.12 |
---|---|
박물관 유적 말고는 갈 데가 없는 처량한 신세 (32) | 2024.12.12 |
거푸 요양 모드로 맞추고서 (6) | 2024.12.11 |
딱 한 번 경험으로 족한 인덕션 밥짓기 (29) | 2024.12.11 |
You owe me 그 기똥찬 번역 (31) | 2024.1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