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르모에서는 딱 두 군데만 보면 본전 뽑는다.
두 군데는 어디인가?
팔레르모 성당 Palermo Cathedral과 테아트로 마시모 Teatro Massimo, 마시모 극장이다.
왜 이 두 군데인가?
압도하는 힘이 있다.
팔레르모 아니라 다른 어떤 데다 내어놔도 강렬한 포스가 있다.
특히 그 건축이 주는 힘은 경이롭기만 하다.
1. 팔레르모 성당 Palermo Cathedral
https://maps.app.goo.gl/DDxmWdUCZTm4ZYZx5
유럽 성당은 내가 그리 많이 봤지만, 이 분은 마주하자마자 어디서 이런 게 튀어나왔나 했다.
그렇다고 여타 대형 성당에 견주어 규모가 큰가? 그런 것도 아니다.
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큰 그런 것도 아니다.
아무리 커 봤자 노트르담 성당 만하겠는가?
그래도 크게 보인다. 아주 크게 보인다.
물론 초축 이래 끊임없는 아시바 힘을 빌려 예까지 왔겠지만, 현재 상태를 완성본으로 본다면,
나는 서양 성당 건축 중 단연 첫 손에 이 분을 꼽겠다.
이 성당은 그 내력을 정리한 자기네 선전들을 보면 초축이 11세기라, 이미 그 역사가 천년에 접어들었는데, 물론 그때 모습이겠는가?
다 땜질하고 뽀샵질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웬간한 성당 건축 보고서는 아름답다는 말을 하기는 힘든데(왜? 대개 다 그러니깐) 이건 정말 아름답다.
성당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성당 본연으로 승부해서 성공한 케이스라고나 할까?
여타 우리가 아름답다거나 폼난다는 성당 건축은 실상 성당보다는 건축미 자체를 추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성당은 그냥 성당이다.
그 본연하는 성당은 내부가 이렇다 할 화려한 치장이 없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2. 테아트로 마시모 Teatro Massimo, 마시모 극장
https://maps.app.goo.gl/3cEaj8fmv2moz4Nq6
이 마시모 극장은 막판 폐장 시간에 몰린 고고학 박물관 관람을 후다닥 끝내고선 그대로 카타니아로 복귀하기는 조금 아쉬워서 고른 데라
둘러 보지 않았다면 후회 막급일 뻔했다.
저 앞 팔레르모 성당 꼭대기서 그 지붕을 보기는 했다만,
그때는 이것이 극장인 줄을 몰랐고, 또 그렇게 건축미가 뛰어난 곳인 줄은 몰랐다.
가서 마주하니 이렇게 큰 극장이 있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고,
그리고 이건 앞 팔레르모 성당이 성당 본연하는 기능에 충실한 것과는 달리 건축 자체에 개똥폼을 낸 그런 느낌조차 준다.
안내판을 읽으니 이태리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극장이라 하는데, 그럴 만도 하게 보인다.
워낙에나 우람해야지?
이거 보먄 우리네 예술의전당은 참 초라하다.
글타고 우면산 다 까서 이보다 큰 규모로, 그리고 더 좋은 디자인으로 지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혹 모르겠다.
어떤 정신 나간 정치지도자 등장해서 계엄령 선포하고선 예술의전당을 새로 짓고자 계엄을 하노라 할지.
그런 계엄이라는 나는 찬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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