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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2) 궁주宮主 vs. 왕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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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위선은 삼국유사가 저록한 사금갑 이야기를 보고,

나아가 이와 삼국사절요 및 동국통감이 저록한 사금갑 사이에 어떤 차이는 없는지,

그 차이는 무엇이며,

그 차이가 무엇을 의미한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 기초작업이 놀랍게도 김태식 이전엔 없었다.

믿기는가?

암튼 삼국유사 기이 편이 사금갑射琴匣이라는 제목으로 저록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제21대 비처왕毗處王[소지왕炤智王이라고도 한다] 즉위 10년 무진戊辰에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둥하였다.

이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우는데, 쥐가 사람말로 이르기를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찾아가 보시오.”했다[혹자가 말하기를 신덕왕神德王이 흥륜사興輪寺에 행향行香하고자 하여 [가는데] 길에 꼬리를 [서로] 물고 가는 한 무리의 쥐들을 보고 그것을 괴이하게 여겨 돌아와 그것을 점치게 하니 ‘내일 먼저 우는 까마귀를 찾아가라’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이다.]

왕이 기사에게 명하여 까마귀를 따르게 하여 남쪽의 피촌避村[지금의 양피사촌壤避寺村으로 남산南山 동쪽 산록에 있다 ]에 이르렀는데,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어 이를 한참 살피다가 홀연히 까마귀가 간 곳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길 주변을 배회하는데 이때 한 늙은이가 연못 가운데서 나와 글을 바쳤다. 겉봉의 제목에 이르기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기사가 돌아와 이것을 바치니, 왕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죽느니 오히려 열어보지 않고 한 사람만 죽는 것이 낫다.” 하였다.

일관日官이 나서서 말하기를 “두 사람은 서민이요, 한 사람은 왕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그러하다고 여겨 열어 보니 편지 가운데 “거문고 갑을 쏘라[射琴匣].”고 적혀 있었다.

왕이 궁에 들어가서 거문고 갑을 쏘았다.

그곳에서는 내전에서 분향 수도하던 승려가 궁주宮主와 은밀하게 간통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형을 당했다.

 
이 이야기는 삼국사절요와 동국통감 소지왕 해당 연도 항목에 그대로 저록되었다.

내용 또한 거의 같다.

딱 한 군데만 빼고.

그 딱 한 군데가 무엇인가?

내전분수승이라는 승려와 함께 금갑이라는 박스 안에 들어가서 알콩달콩 뒤엉켜 사랑을 나누다가 들킨 여자를 저 삼국유사에서는 분명 궁주宮主라 했지만,

절요와 통감은 모조리 왕비王妃라고 한 대목이 그것이다. 

이 차이조차 기존 연구자는 어느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 

왜?

아무도 절요와 통감을 읽은 놈이 없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제대로 읽었다면 이 대목은 허투루 넘길 수도 없고 넘겨서도 안 된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 previous article ***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 아무도 쳐다보지 않은 삼국사절요 동국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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