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얼마전 고교 선배님한테 들은 내용이라 확인한다.
다름 아닌 일본 북해도北海道가 말이다. 남한 면적과 필적하는데 인구는 500만이라 했다.
나는 무심히 넘긴 대목이라 방금 확인하니 진짜 선배님 말씀 그대로다.
북해도는 면적이 8만3천422㎢라, 8만9천㎦인 남한에 거의 육박한다.
인구는 503만8천409명이라, 남한 인구 5천만의 10분지 1 수준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그리 큰가 하면 전체 다 합친 면적이래야 37만8천㎢라, 남북한 다 합친 22만㎢보다 대략 1.5배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물론 북한을 빼고서 비교하면 일본은 한국에 견주어서는 대국이지만, 그렇다고 그리 큰 대국이라 할 수는 없다.
본주本州라 해서 본 섬 사정을 보면 면적 22만8천㎢라 남북한 통합 면적과 같다.
네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사국四國은 면적이 경상북도랑 거의 같고, 한반도와 특히 지리적 인접성이 가깝다는 구주九州는 남한 딱 절반 크기다.
한데 저 일본이 한국에 견주어 이상한 점이 있다.
저네는 유사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외부에 대해 단 한 번도 머리를 조아린 적이 없다.
이후 딱 한 번 있는데 그것이 1945년 태평양전쟁 패전에 따른 항복 조인식이 그것이다.
그렇다 해서 일본이 패전국으로 호락호락하게 당하기만 했는가 하면 그렇지 아니해서
그 전후 협상과정을 보면 패전국이라는 의식이 전연 없다시피했고 그 권리를 찾고자 발악을 했고 실제 패전국으로서는 상당한 실익을 챙겼다.
이 점이 시종 사대 굴종을 일삼은 작금의 한국과 역대 전 왕조들과는 사뭇 다른 듯한 대목이다.
현대 한국에 와서는 정권마다 굴종하는 상대가 달랐다.
실리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들이대기는 했지만 근간에서는 노예였다.
그나마 강단 있게 나서 악으로 깡으로 버틴 이가 나는 박정희라고 본다.
왜? 세상에서 제일로 무서운 사람 혹은 국가가 nothing to lose라 그의 시대 대한민국은 거지였으니깐 이 거지 정신이 그나마 살아있었다.
일본은 이미 중국과 수교할 때부터 해뜨는 나라 천자를 자처하며 중국 수나라 해지는 곳 황제랑 맞짱을 떴다.
그 이전에 중국 황제한테서 책봉받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우리처럼 절박한 것도 아니어서 시종 꼬장꼬장했고
견당사를 보내던 시절에도 우리처럼 절절 매지는 않았다.
물론 그 속내야 복잡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로대, 특히 한반도에서 백제와 고구려가 차례로 무너지는 과정에서 일본 국내 위기감은 다대했거니와 그래도 천운까지 겹쳐 버텨냈으며
그런 비슷한 과정을 몽골제국시대에도 만났지만 태풍까지 도와 고려 장군 김방경도 이겨냈다.
그런 그들이기에 저 임진왜란을 도발하면서 명나라를 정벌하러 가니 길을 빌려달라 호언장담했으니, 그 기개 실로 그럴 듯하지 않은가?
그런 풍신수길 꿈을 허황되다 웃어넘겼지만 천만에.
그의 호언대로 조선을 순조롭게 삼켰다면 나는 저들이 명나라 본국으로 치고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 꿈, 풍신수길이 접어버린 꿈을 저들을 수백 년 뒤 마침내 실현하게 된다.
청일전쟁을 도발해 무참히 중국을 박살냈으니, 이는 풍신수길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만천하게 폭로했고
이은 러일전쟁에서 러시아 함대조차 무참히 짓밟아 동해에 수장해 버리고선 마침내 그들의 염원, 제국으로의 성장을 구가하게 된다.
종래 동아시아권에서는 중국 대륙 진출이 꿈이었겠지만, 더 열린 세계에서 그 제국은 중국 절반을 짓밟아 버리고 만주에다가는 괴뢰국까지 세우고선 태평양을 제패했다.
비록 그 꿈이 나중에 무참히 깨지기는 했지만, 그 무너짐에의 저항은 격렬했고 처절했다.
하지만 이 경험이 저들한테는 세계를 보는 눈을 선사했다.

그 제국주의 일본에 우리는 치를 떨지만, 그 치를 떠는 저 심연 한켠에서는 우리는 이루지 못한 저들에 대한 한없는 선망이 자리잡고 있다.
자주? 그를 통한 통일? 그 허울 뒤에는 언제나 팽창이라는 야욕이 펄럭인다.
미제국주의를 타도하자는 외침, 그를 통해 실현한다는 자주가 진짜 내 몸을 보신하기 위한 호신일까?
아니면 남들을 짓누르고 억압하고 싶다는 들끓는 욕망일까?
나는 그 이글이글하는 욕망의 짙은 그림자를 본다.
BTS의 빌보드 정복, 봉준호의 오스카 정복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복자의 제국주의적 꿈이 아닐까?
애초 생각한 글이 아니어서 두서없이 흘렀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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