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연後燕 창려태수 최휼崔遹의 죽음과 그의 무덤

 
후연后燕 최휼崔遹 이라는 사람 두 장짜리 묘표墓表다.

간단히 묘지명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말하는 비석이 보통 무덤 밖에 세우는 데 견주어 저런 묘표는 무덤 안에다가 묻어버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둘 다 무덤 주인을 표시하기 위함이라는 데서는 다른 길이 없다. 

1979년 6월, 요녕성 조양시朝阳市 조양현朝阳县 유성 유지柳城遗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이 조양현朝阳县 십이대공사十二台公社 사가자四家子 대대大队 요금구姚金沟 소대小队(지금의 조양현 朝阳县 유성가도柳城街道 요이영자촌腰而营子村 대요금구촌大姚金沟村 민조民组) 마당 지하에서 드러났다.

무덤은 정식으로 이듬해 9월에 조사됐다. 

두 묘표는 같은 내용을 적었고, 더구나 같은 무덤에 묻었다는 점에서 이상하다.

'동東'이라는 글자 하나만 있고 없고 차이가 난다. 

이는 현재까지 중국 동북 지역에서 출토된 묘표로는 연대가 가장 오래됐다. 

그 발굴 조사자인 이우봉李宇峰 증언에 의하면 이 두 개 묘표는 무덤 벽에 기대어 놓여 있으며, 크기가 다르다. 한쪽 면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모두 녹색 사암砂岩에 조각했다.

이 두 비석은 지하 30~40cm 깊이에 묻혀 있었으며, 발견 당시 두 비석은 글자 한쪽 면이 맞물려 전체를 이루고 있었다.

마당 지하에서 드러난 그의 무덤에서 저들 묘표는 두께 1.4미터로 관을 덮은 모래층 위에서 발견됐다.  

조사 결과 그의 무덤은 1인용 토광석곽묘土圹石椁墓였다.

간단히 그의 무덤은 흙 구덩이를 파고선 그 구덩이 바닥과 사방에 평평한 큰 돌판으로 깔고 그에다가 나무 관을 매장한 후 다시 돌판으로 덮고 지붕을 덮는 구조였다.

목관은 석곽石椁 북쪽에서 발견됐다. 석곽 남쪽에는 토기, 칠기, 동괴铜魁, 벼루판砚板 등 껴묻거리가 놓였다.

관에는 부장품이 거의 없는 가운데 은고리银环, 은비녀银簪가 머리에서 발견되고 구리 띠 고리铜带钩가 가슴에 배치되어 있었을 뿐이다.
 

주목할 대목은 동괴铜魁 안에서 닭뼈가 담겨 있어 당시 하관할 때 동괴 안에 제사용 닭고기를 놓았음을 엿보인다는 점이다.

괴 근처에서는 파손된 칠기 6~6점이 발견되었는데, 그 모양은 이미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가 극심했고 돼지뼈와 양 뼈가 함께 놓여 있었다.

따라서 동괴와 마찬가지로 제물을 담는 데 썼을 것으로 본다

무덤 하나에 왜 두 개 묘표일까?

요녕성에서  가장 유명한 삼연三燕 무덤은 북연北燕 풍소불冯素弗 묘지만, 이에서는 묘표나 묘지가 발견되지 않았다.

두 묘표는 모두 녹색 사암이라 이는 인근 산에서 온 돌덧널 큰 석판 재질과 일치한다.

두 묘표는 크기가 달라 하나는 높이 30cm, 너비 40cm, 두께 10cm인데 견주어 다른 하나는 비교적 크고 얇아 높이 55cm, 너비 62cm, 두께 6.5cm다.

작은 묘표에는 '“燕建兴十年昌黎太守清河武城崔遹”'라는 글자를 세 줄 15자로 새겼고, 큰 묘표에는 '燕建兴十年昌黎太守清河东武城崔遹'라는 글을 세 줄 16자로 새겼다.

무성武城이라는 지명 앞에 '동東'자 한 글자가 있고 없고 차이다. 

뭐 내용이야 (북)연 건흥建兴 10년 창려태수昌黎太守 청하清河 무성武城 사람 최휼崔遹이지 뭐겠는가? 죽은 시점과 죽은 사람을 말한다. 

글자 차이 말고도 두 묘표는 재질도 차이를 보인다.

즉 큰 묘표가 상대적으로 더 거칠고, 모양도 그리 깔끔하지 않아 자연 석판을 간단히 조각한 듯한 느낌을 준다.

왜 두 개 묘표를 동시에 조각했을까? 

알 수 없다. 하나가 불량품이어서 새로 써서 넣은 것이 아닐까? 기존 것을 버리기 곤란해서 같이 넣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두 묘표는 왜 한 글자 차이일까?

문헌을 보면 최휼은 원적原籍이 청하군清河郡이고 무성武城 혹은 동무성東武城은 그 군에 속하는 현이며 대략적인 위치는 오늘날의 산동성 덕주시德州市 무성현武城县 북서쪽이다.

역사적으로 무성과 동무성이라는 이름은 모두 존재했다. 한나라 때 동무성현이라 했다가 진晋 태강太康 연간에는 무성이라고 불렀다.

"태강"은 진晋 무제武帝 사마염司马炎 때 연호로, 서기 280년부터 289년 사이에 사용했다.

최휼은 후연後燕 건흥建兴 10년(395년)에 사망했는데, 이때는 이미 '태강'에서 100년 이상 지났다.

따라서 이 두 묘표를 통해 후연 시기에는 무성과 동무성이라는 이름이 계속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무덤 주인 최휼崔遹은 위서魏书, 북사北史 및 기타 역사 문헌에 기록이 있다.

북사는 그의 이름을 최율崔遹로 적었고, 위서는 최적崔適으로 썼다. 도대체 어떤 글씨가 정확할까?

위서는 북사보다 책이 더 일찍 출판되었기 때문에 과거 일부 학자는 위서의 문법이 옳다 하면서 최적이어야 한다고 여겼지만 이 묘표가 출현함으로써 개망신당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문헌이 등장한 시점 순서가 그 문헌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 새기고 또 새겨야 하는데 한국사학계는 이 빌어먹을 기본조차 망각하는 놈이 백명 중 99명이다. 광개토왕비가 정확? 삼국사기가 더 정확하거나 객관적일 수 있다.) 

역사책에 남은 최휼은 그 행적이 아주 간략하니 그 동생 최령崔逞이 아주 유명해서 그 뒤에 첨부되어 있을 뿐이다.

즉, 이 열전 말미에 '휼遹은 그의 형이고 字는 녕조宁祖이며 역시 그 당시에 (그 동생만큼) 유명했다.

모용수慕容垂 때 상서 좌승尚书左丞을 지내고 범양范阳 창려昌黎 두 개 군 태수太守를 지냈다”고 했다. 
역사 문헌과 묘지를 결합하여 최遹 가문과 그의 재임 과정을 간략하게 그릴 수 있다.

그의 가족 구성원은 대부분 다른 역사와 정권에서 중신을 맡았다.

그 본적은 지금의 산동성 덕주시 무성현 북서쪽이며, 그의 원조 최염崔琰은 삼국시대 조위曹魏 정권 중위中尉 직을 지낸 조조의 중신이며, 증조 최량崔谅은 진晋 왕조 중서령中书令을 역임했고 조부 최우崔遇는 16국시대 후조后赵 정권, 그의 아버지 최유崔瑜는 황문랑黄门郎을 지냈다. 

최휼은 평생 동안 주로 후연後燕 모용수慕容垂를 종사했다.

후연은 16국 시대 유목민족인 모용선비慕容鲜卑가 세운 정권으로 총 23년간 존재했다.

처음에 후연은 도읍을 중산中山(현재 하북성 보정시保定市 당현唐县)으로 정한 후, 용성龙城(현재 요녕성 조양시)으로 옮겼고,

전성기에는 현재의 산서, 하남, 하북, 산동 및 요녕 일부 지역을 통제했다.

최휼은 후연 정권의 상서좌승尙书左丞, 범양태수范阳太守, 창려태수昌黎太守의 세 벼슬을 차례로 맡았고, 창려태수 재임 중 사망했다.

이 두 개의 묘표는 상당히 논란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은 바로 창려의 위치다.

창려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100여 년 동안 학계는 끊임없이 논쟁을 벌였다.

창려昌黎는 동한東漢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당시, 요동속국辽东属国이 관할하는 지역 내에는 창료昌辽는 이름이 있었지만 창려昌黎는 없었다.

학자 대부분은 창료昌辽가 창려昌黎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즉, 동한 시기 창려昌黎는 요동속국 관할 구역 내에 있었다.

당시, 요동속국 범위는 대체로 오늘날 요녕성 금주锦州와 반금盘锦 일대였다.

삼국시대 위魏 정시正始 5년(244년) 이후 창려군이 설치되었고, 그 정치 중심지는 창려昌黎였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 시기의 창려가 오늘날의 금주시 의현义县에 있다고 생각한다.

위진 시대에 이르러 창리군 설치는 자주 장소를 바꾸었다.

진晋 함강咸康 7년(341년), 16국 시대 전연前燕의 건국주 모용황慕容皝은 유성柳城, 창려昌黎, 극성棘城을 용성龍城에 합병하고 창려昌黎군을 설치했다.

전연 정권은 3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후연이 세워진 후, 창리윤昌黎尹의 직위를 세웠다.

최율 묘표를 통해 후연 시대 창려군치昌黎郡治가 오늘날의 조양현 유성가도柳城街道 근처에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창려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뒷받침한다.

(이 문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묘표에서 창려태수라 했다 해서 죽어 묻힌 곳이 창려군이 있던 곳이라 바로 단안할 수는 없다. 태수는 지방관이라 현직 재임 중에 그곳에서 죽었다 해서 거기에 묻히는 것은 아니다. 귀장歸葬이라 해서 본래 집으로 운구를 돌려서 장사지내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죽어 묻힌 곳은 그의 본가가 있던 곳이라고 봐야 한다.)

한편 무덤 출토된 유물들은 모두 중원 지역의 진晉나라 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양식과 유사하며 관곽 형태와 토기 형식 등은 기본적으로 같은 시기 무덤에서 출토된 관련 유물과 유사하다.

다만 후연 시기 무덤은 많은 수가 발견되지는 않아 비교를 확정하기에는 이르다. 

이상은 아래 글에 기초했다. 

 
https://news.lnd.com.cn/system/2023/08/20/030430222.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