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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고고논단] 왜 잔류물 분석으로 가야는가, 그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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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세계고고학 흐름을 보면 내가 경멸하는 종래 전통하는 문과대 점성술 논문, 곧 토기 양식이 어떻고, 무덤 축조 방식은 어떠하며, 이것들이 말해주는 사회 정치구조는 어떻다는 글은 단 한 편도 없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토기 무덤 양식 편년으로 그 사회까지 논한단 말인가?

그런 논문은 투고 자격도 없다.

나아가 그 발표하는 잡지들을 보면 모조리 자연과학 기반이라 우리와 같은 문과대 고고학은 아예 투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내 봐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며, 이미 신동훈 선생도 지적하셨듯이 요샌 네이처 사이언스가 고고학이 노는 무대다. 

여러 새로운 경향이 있고 또 엇비스하니 보여도 그 세부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뚜렷한 흐름 중에 특히 괄목할 만한 데가 잔류물residue 분석이라, 이를 뭉뚱거린 고고학 흐름을 고고과학이라 한다면, 암튼 

그런 고고과학이 요새 도기 자기는 물론이고 석기 금속기까지 요새 잔류물 검사 안 하는 데가 없다.

그에서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만들었는지를 밝혀내는 시대다.
 

수천 점, 아니 어쩌면 수만 점 나왔을지도 모르는 이 주름무늬병 용도 기능 하나 못 밝혀낸 고고학을 고고학이라 하겠는가? 의심이 없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없으니 내부 잔류물 검사 한 번 해 볼 생각을 안 해 본 것이다.


앞서 나는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하는 주름무늬병을 예로 들었거니와 그 흔한 저 병이 무얼 담았는지도 모르는 한국고고학을 개탄했거니와

아무도 묻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았기에 잔류물 분석을 안한 것이고

안 하니 도대체 저게 간장종지인지 향수병인지도 모르는 거 아니겠는가?

한국고고학은 도대체 지금껏 뭘 했기에 저 작은 병 기능 하나 모른단 말인가?

저 잔류물을 왜 분석해야는가?

거기에 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의 체취가 오롯이 남은 까닭이다.

저를 통해 저들이 무얼 마시거나 발랐는지 단서를 포착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내가 보건대 이런 걸 파서 그 시대를 구명하고 그것이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밝혀내며 또 그것이 지금의 우리한테는 어떤 통찰력을 주는지를 해명하는 일이야말로 고고학의 본령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 본령은 팽개치고선 오로지 하는 일이라곤 저런 그릇이 언제 등장해 어떻게 변화하다 사라졌으며 유행한 지역은 어디다?

이런 놀음 어디에 사람 체취가 있다던가?

어디다 썼는지를 모르고서 무슨 귀신 씻나락이나 씹는 소리나 일삼고 있단 말인가?

지금 지구촌 고고학은 내가 말한 저 본령을 향해 사이언스 네이처를 맹폭 중이지만, 이런 흐름에 아랑곳 없이 나는 오직 내가 아는 길만 가리라 하는 데가 딱 두 군데 정도라, 한국과 일본고고학이 그런 꼬라지를 면치 못한다.

어쩌겠는가?

가르치는 놈도, 배우는 놈도 고고학을 내세우지만 무엇이 고고학인 줄도 모르는 덤앤더머로 넘쳐나니 말이다.

국제무대선 통하지 않지 글타고 고고학도연하게 그나마 행세나마 하려 하니 연구는 뒷전이고[연구라 해 봐야 어차피 먹히지도 않으니] 각종 관급 기관 위원 자리나 찾아 기웃대고 무슨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에 이름 올려 용돈 타먹는 일로 소일밖에 더하겠는가.

그래 그런 가운데서도 모질게 자기 분야 찾아 애쓰는 학도가 왜 아주 없기야 하겠는가,

새로운 시대 요구에 맞추는 일이 고고학이라고 어찌 예외이겠는가?

고고학 역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옷을 걸쳐 입어야 한다.

그 시대 요구에 맞추어 나 스스로 개혁해야지 않겠는가?

그 점에서 한국고고학은 어떤가?

집에서 새는 쪽박이 밖에서도 아니세리오?

고고학 논문다운 논문 한 편 못 써본 놈들끼리 지들끼리 인용이랍시며 해가며 전문가연 하거니와

저네들이 도대체 무슨 전문가인가를 묻지 아니할 수 없다.

전문가도 아닌 얼치기들이 전문가연하며 각종 문화재행정에도 간섭하니 저런 놈들이 펼치는 문화재행정 어디에서 신뢰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거 왜 안하냐? 알긴 아냐? 물으면 다 안다 너무 잘 안다는 큰소리만 뻥뻥치는데 알긴 개뿔?

아는데 이 모양 이 꼬라지, 곧 세계고고학에서 완전히 도태된 한국고고학 꼬라지가 벌어지겠는가?

그래 고고학 전공 학과도 멸종 단계이긴 하나 그나마 남은 고고학도 이젠 자연과학대로 넘어가야 하고

기존 문과대 고고학 교수들은 교양 강좌나 떼우면서 정년퇴직하는 편이 좋다.

그거 아니면 요새 잘하는 짓, 곧 이곳저곳 방송 혹은 유튜브 찾아 기웃거리며 전문가연 행세하며 용돈 받아 타 쓰는 일밖에 더 있겠는가? 

뭐 어차피 지금 대오각성한다 해서 당장 바뀔 것 눈꼽 만큼도 없다.

왜?

보고 배운 것이 그 모양인데 지금 이 순간 대오각성한다 해서 뭐가 바뀌겠느냐 말이다. 

걸레 빤다 해서 행주가 아니요 호박에 금 긋는다고 수박 아니다.

그래서 한국고고학은 더 암울하다. 

꿈과 희망을 줘야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나 자신이 안타깝기 짝이 없단 말을 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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