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우리 언론이 다루면서, 꼭 짚고 넘어가는 대목 중 하나가 우리 국민 희생 여부거니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반드시 이 대목을 짚어주는 일이 관행화했다시피 하다.
그래서 언제 어디에서 어떤 사건사고가 나서 인명 피해가 어떠한데 우리 국민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식의 보도를 실은 나는 선호하지 않는다.
희생에 어찌 국경이 따로 있겠는가?
구조작업
한데 곰곰 짚어보면, 이런 시각이 국내로 옮겨와서는 이른바 중앙과 지역 차별로 발전한다.
같거나 혹은 비슷한 사건사고로 비극이 발생했는데도, 그 발생 장소가 서울이냐 아니냐에 따라 무지막지한 차별이 있기 마련이라, 당연히 서울 혹은 수도권에서 일어난 그것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취급한다.
다름 아닌 나는 올해로 26년을 헤아리는 기자생활 출발을 부산지사에서 한 까닭에, 이런 비애감이 남달리 크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어쩌겠는가?
구조작업
한국시간 오늘 새벽 머나먼 유럽대륙 중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는 반전이 실은 묘하다. 우리 공장 송고시점 기준으로 이 사건이 처음으로 언급된 시점은 06:48:15이었으니, 당시 제목이 <헝가리 유람선 침몰로 3명 숨지고 16명 실종…"대부분 아시아계">였다. 기사를 보면 "탑승객들은 대부분 동아시아계 여행객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는 대목이 들어갔다.
문제는 아시아계인데, 어디냐.
희생자에 한국인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이 사고는 적어도 우리한테는 그저그런 비극으로 끝났을 것이다.
침몰한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
그 드라마틱한 전환은 이내 이뤄졌다. 우리 공장 송고기사 기준으로07:19:07에 <외교부 "침몰한 헝가리 유람선에 한국인 다수 탑승">이란 기사가 나갔다. <침몰한 헝가리 유람선에 한국인 다수 탑승>이라는 부제를 단 이 기사를 통해 우리 공장 편집국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대략 네 시간가량이 흐른 지금도 편집국은 어수선하다.
사고 규모가 규모이니만치 우리 공장에서는 인근 특파원 둘을 헝가리로 급파하는 한편, 서울 본사에서도 사진기자까지 포함한 취재단을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희생자들 패키지 여행사 참좋은여행
막대한 인명피해를 부른 이번 사고에 즈음해 우리 공장으로서는 아쉬운 대목도 있다. 연합뉴스에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부다페스트에다가 특파원을 두고 2015년 7월까지 운영하다 철수하고 말았다. 2020년 이후 재파견을 추진 중이지만 아쉽기 짝이 없다. 상주특파원이 있었더래면 훨씬 더 신속히 이런 사안에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신속대처라 해서 희생된 분들이 생환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말이다.
막대한 인명피해를 부른 이번 참사에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끔, 언론 역시 기여하는 방향으로 보도가 이뤄졌으면 한다.
참좋은여행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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