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쪽에서는 3세기 말 초기 야마토 왕국 통치자가 묻혔다고 간주하는 무덤으로 나라현奈良県 사쿠라이시桜井市에 소재하는 사쿠라이초스야마[桜井茶臼山] 고분 [Sakurai Chausuyama Tumulus] 이라는 데가 있다.
전체 길이만 204m에 달하는 거대한 무덤으로, 근자 나라현에서 세운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우메하라고고연구소 橿原考古学研究所 라는 데서 2009년에 무덤을 파제끼고 그에서 수습한 유물들을 분석한 결과라 해서 7일 공개한 모양이라, 그것을 일본 언론이 특필하는데
그 요점은 그 무덤방 석실石室 안에서 구리거울 동경銅鏡만 103점 이상 묻혔음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조심할 대목은 그렇다 해서 103점이 모조리 나왔는가? 아니다. 그 쪼가리들만 수습했으니, 이미 이전에 거의 깡그리 도굴 당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써 최소 103점을 운운했는가? 그 쪼가리들을 분석한 결과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해서 그런 추정이 과학 근거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나름대로는 주어진 여건에서 머릴 쥐어 짜내서 나온 결론이다.
본래 이 무덤에서는 동경은 81점인가 확인됐다 했지만, 이번에 3차원 계측을 진행한 결과 그 숫자가 저리 증가했다고 한다.
이를 발굴한 사람들은 본래 이 무덤에는 동경만 200점 내지 300점 정도를 묻었다고 본댄다. 꼭 그것이 아니라 해도 무덤 규모라든가 다른 정황을 봐도 이 무덤이 저 시대 이 일대를 호령한 정치권력자 오야붕 급을 묻었음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 무덤 양상은 구체로 어떠한가? 무덤은 무덤방[석실]이 있어 이를 보통 고고학도들은 매장주체시설이라 부르는데, 길이만 6·8m에 달하지만, 너비는 에게게? 1.1m에 지나지 않고 높이는 1.7m라 경주 이채경 같은 이는 들어가면 대가리 박는다.
이른바 전방후원분일 것이다.
2009년 발굴 조사 결과 아마도 도굴 과정에서 산산조각 났을 몇 센티미터 크기 동경 파편 385점을 주어다가 이번에 그네들을 하나하나 조사해서 본래 모양을 추론해 그 양상을 복원한 결과 103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 종류별로 보면 중국산으로 간주하는 삼각연신수경三角縁神獣鏡이 26점, 같은 중국산이지만 화문대신수경画文帯神獣鏡이라 해서 문양을 테두리에 돌리고, 신이한 동물을 장식한 거울이 19점이 있단다.
거울은 지름이 20센티미터 안팎으로 추정한다고.
또 일본 자체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내행화문경内行花文鏡도 12점이 드러났단다.
동경은 볼짝없이 그 유래가 중국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한반도를 거쳤건 말건 야요이시대에 들어서면 이미 자체 제작 시스템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구리광산인데, 저 무렵에 구리를 어디서 얻었는지, 중국산 구리제품을 재활용한 것인지 의심된다.
이번 조사 결과 거울 앞뒤에는 직물 흔적도 있어 천으로 싼 것으로 드러난다. 이는 한반도 매장 양상을 볼 때도 당연한 결론이다.
유의할 점은 보통 이런 거울은 한반도에서는 일부러 깨뜨린 형태로 넣지만, 일본열도에서는 그런 양상을 내가 전형으로 본 적은 없고, 대체로 완전한 형태로 넣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라고.
구리거울 출토 수량이 많은 무덤을 보면 교토부 京都府 기즈가와시木津川市 쓰바이오쓰카야마 고분 椿井大塚山古墳(길이 175m) 36점 이상이 있다. 또 삼각연신수경 33점을 포함해 모두 34점을 쏟아낸 나라현 덴리시天理市 구로쓰카 고분 黒塚古墳(길이 130m)도 알려졌다.
문제의 이번 무덤은 2009년 조사에서 '是'라는 글자를 적은 삼각연신수경 파편을 확인했으니, 이는 '정시正始 원년'(서기 240년)이라는 글자가 있는 거울과 같은 거푸집으로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정시 원년이라는 연대는 왜국 여왕 비미호 히미코 卑弥呼가 중국 삼국시대 위魏에서 금인金印과 거울을 받았다는 해에 대당해 이 무덤에 묻힌 사람은 히미코로부터 몇 세대 지난 왕일 가능성도 지적된다.
이번에 조사한 동경 파편들은 추후 논의를 거쳐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사쿠라이초스야마[桜井茶臼山] 고분은 소화 24~25년(1949~50년) 석실 조사 결과 권위의 상징으로 꼽히는 옥장玉杖과 대도大刀 등이 출토됐다.
2009년 평성平成 21년 발굴에서는 이번에 분석 결과가 드러난 동경 조각들 말고도 석실을 둘러싼 촘촘판 기둥 자국들이 발견되었으니, 이는 신라 적석목곽분에서 드러난 그것들과 모종하는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야마가 도는 야마대국邪馬台国 유력 중심지로 여겨지는마키무쿠 완향 纒向 유적기준으로 남쪽 약 4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다. 나라에서 이세伊勢 쪽으로 가는 길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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