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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기생충의 원조 '실미도'

by 한량 taeshik.kim 2020. 2. 15.



[순간포착] 우리나라 최초 천만 관객 영화 '실미도'

송고시간2020-02-15 08:00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2003년 '살인의 추억' 등과 함께 한국영화 제2의 르네상스 이끌어



사진으로 보는 현대사 이야기를 표방하는 [순간포착] 이번 호는 영화 실미도 천만 관객 돌파를 뽑아봤다. 과거를 다룬다지만, 시의성은 있어야 하므로, 어떤 사건을 고를까 하다가 임동근 기자가 이걸 물어왔다. 말할 것도 없이 봉준호 기생충 신화를 염두에 둔 선택이다. 나는 절묘하다고 봤다. 


이 실미도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남북분단과 그 극한 대치라는 한국현대사가 빚은 비극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휴머니즘을 표방한 자양분이라 보며, 덧붙여 이 영화는 강우석 전성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저때는 강우석이 봉준호였던 시절이다. 강우석은 실미도 말고도 한국영화사를 수놓은 명작을 많이 내어 놓았거니와, 다만 그런 그가 최근에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으니 


강우석 감독 시네마서비스, 기업회생 절차 돌입

송고시간2020-02-12 17:57 



실미도 촬영 당시 강우석


듣자니 계속된 투자 실패와 기타 여러 가지 일이 겹쳐 그가 만든 영화 제작·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위기에 몰렸다가 최근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는 것이니, 화무십일홍인가 권불십년인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가 재기했으면 한다. 봉준호가 제패한 이번 오스카상을 보니, 기생충과 작품상을 경쟁한 아이리시맨irishman 마틴 스콜세이지 Martin Scorsese 는 언뜻 보니 내일이면 고래장 치러야 할 나이라, 약력 보니 1942년 생, 올해 78세에 도달한 노익장이라, 그런 그도 저리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데 강우석은 1960년생이라, 저 기준으로 보면 향후 20년을 더 활약할 감독 아니던가? 


요새는 이제는 양보다 질을 다질 때라 해서 관객 천만이라는 지표에서 벗어나야 한다지만, 것도 천만 영화가 양산된 뒤의 얘기일 뿐이라,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주인공이 실미도라는 의의를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 양적 팽창이 실적에 치중하는 영화계를 향한 일침이라는 교훈 역시 되새겨야겠고, 나아가 천만을 흥행 보증수표로 삼으면서, 영화가 산업화의 길을 급격히 걷게 되었다는 문제점 역시 지적해야겠지만, 그 첫 테이프가 필요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2004년 12월 24일 개봉한 실미도는 19일 만에 500만명, 26일 만에 600만명, 31일 만에 700만명, 37일 만에 800만명, 45일 만에 900만명을 넘어서더니 개봉 58일째인 2월 15일 오후 마침내 천만을 돌파했다. 


기사에서 소개한 대문 사진을 보면 권상우 한가인을 내세운 '말죽거리 잔혹사' 포스터가 나란히 걸렸으니, 실미도에 폭격당한 이 영화는 60만명을 동원하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장하고 말았다. 천만 관객 그 명과 암을 이처럼 극명히 보여주는 보기가 있을까? 


기생충은 보기에 결코 편안한 영화가 아니다. 뒤끝이 찜찜하기만 하다는 점에서 결국 전 대원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실미도와 궤를 같이한다. 실미도는 남북분단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그런 영화에 노골적인 우리 민족은 하나다 라거나, 통일에 대한 무엇의 압박을 해대는 그런 내셔널리즘과는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나는 높게 친다. 


실미도 흥행 돌풍



실미도는 오늘의 기생충을 있게 한 밑거름이라고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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