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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깔비와 순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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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비다.

솔이파리가 헤까닥해서 어찌어찌한 이유로 낙마해 지상에 쌓여 말라비틀어져 떡진 것을 갈키는 말이라


저 자체론 화력이 없는 건 아니나 불을 피우는 쏘시개로 요긴했으니

저 바싹 마른 깔비는 불을 붙이고는 이내 잿더미로 산화했다.


소나무 밑에 수북했으니 갈쿠리로 긁어서는 가마니 같은 데가 담아다가 처마 밑이나 부엌머리에 놓고는 조금씩 애껴 썼다.


저 깔비는 곧 순사와 언제나 연동했으니

면사무소나 지서에서 나와서는 깔비 긁어올 생각하지 마라 연신 엄포를 놓아댔으니 사태 난다는 이유로 깔비 채취를 금지한 것이다.

그 시절 순사는 만국의 저승사자라 순사 온단 말에 젖달라 칭얼대던 아이도 울음을 그쳤더라.

면사무소 주사, 내무부 주사, 지소 순경, 산림청 산불감시원 모두가 순사로 통칭하던 시절이었다.

깔비는 순사다.

*** 깔비라는 말을 솔가리에 대한 경남 지방어라는 헛소리를 사전에서 찍찍 거려놨는데 어떤 놈이 이 따위 기술을 일삼았는지 삼족을 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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