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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68)
채련곡(采蓮曲)
당(唐) 하지장(賀知章) / 김영문 選譯評
회계산 안개 걷혀
우뚝 솟았고
경수엔 바람 없어도
저절로 물결
봄이 가서 화사한 꽃
다 졌다 말라
따로이 물 속에서
연꽃 따나니
稽山罷霧鬱嵯峨, 鏡水無風也自波. 莫言春度芳菲盡, 別有中流采芰荷.
회계산(會稽山)과 경수(鏡水)는 모두 지명이다.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샤오싱시(紹興市)에 있다. 경수는 현재 젠후(鑑湖: 감호)로 불린다. 하지장은 두보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 첫머리에 등장한다. “하지장이 말을 타면 배를 탄 듯한 데, 어질어질 우물에 떨어져 물 속에서 잠을 잔다(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는 무측천(武則天) 때 장원급제한 천재였고 구속 없는 미치광이 행동으로 한 세상을 풍미했다. “젊어서 집 떠나 늙어서 돌아오니(少小離家老大回)”도 그의 명편이다. 봄꽃이 지고 나면 신록의 계절이지만 화사한 여름 꽃이 뒤이어 피어난다. 연꽃은 여름 꽃을 대표한다. 중국 강남 땅 「채련곡(采蓮曲)」은 여인의 은근한 사랑을 비유하는 민요로 유명하다. ‘연(蓮)’이 ‘연(戀)’과 발음이 통하기 때문이다. 이 시에도 그런 낭만이 은근하게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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