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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인상잡기印象雜記】청명清明 두목杜牧(803-853)의 경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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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순천향대 홍승직 선생 글이다.


 

 

【인상잡기(印象雜記)】

 

<청명(清明)> 두목(杜牧: 803-853)


청명 무렵 비가 부슬부슬 내려,
행인 혼이 끊어질 듯.
술집 어디 있나 물어보니,
목동이 저 멀리 살구꽃 핀 마을 가리키네.


 


清明时节雨纷纷(청명시절우분분),路上行人欲断魂(노상행인욕단혼)。
借问酒家何处有(차문주가하처유),牧童遥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인상(印象)’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설명한 사전이 없었다. ‘인장(도장)을 찍어서 나온 모양’이라는 원뜻을 먼저 소개해야 하는데, 어느 사전에도 없었다. ‘인상이 남는다’는 것은 마치 쾅 도장 찍듯 찍혀서 그 모양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돌에 칼이 살짝만 스쳐도 모양이 찍힌다. 돌에 ‘깊이 새긴’ 것이 ‘심각(深刻)’이다. 돌에 잘못 새기면 사포나 숫돌에 갈아서 없애야 한다. 깊이 새기면, 즉 ‘심각’하면, 한참을 갈아도 없애기 힘들다.


‘명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사람들은 자주 한다. ‘명심(銘心)’은 돌에 새기듯 ‘마음에 새긴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명심’했으면 절대 잊혀지면 안 되고,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청명(淸明)은 대체로 양력 4월 5일 무렵이다.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여 전국토에 나무 심는 운동을 펼친 시절이 있었다. 본의 아니게(?) 청명절을 공휴일로 지정했던 것이다.


2021년 4월 초, 당나라 말기 두목의 <청명>이라는 시를 새겨보기로 했다. 별다른 뜻은 없고, 혹시 돌에 새기면 더 잘 외워질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효과는 100%였다. 돌에 시를 새기니, 마치 ‘명심(銘心)’한 듯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노년에 접어들어서 그리 오래 가진 않겠지만......


9cm X 9cm 요녕석을 가로 세로 다섯 칸으로 나누니, 새겨야 할 한자는 28자이고, 칸은 25칸이다. 세 글자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한다. ‘분분(紛紛)’처럼 연달아 같은 글자가 이어지면, 두번째 글자를 ‘땡땡’ 점 두 개로 처리해도 된다. 그래서 ‘분(紛)’의 마지막 획에 살짝 ‘땡땡’ 점 두 개를 넣었다. 이제 두 글자가 남았다. ‘상(上)’과 ‘인(人)’이 획수가 적어서, ‘노상(路上)’과 ‘행인(行人)’을 마치 한 글자처럼 한 칸에 새기기로 했다.


 


“술집 어디 있나 물어보니, 목동이 저 멀리 살구꽃 핀 마을 가리키네”에서 ‘살구꽃 핀 마을’ 즉 ‘행화촌(杏花村)’은 타지를 떠도는 나그네에게 고향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 브랜드 가치로 인하여, 중국에서는 어디가 진짜 행화촌인지 소송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법원은 양쪽 손을 모두 들어주어, 산서성 행화촌에서는 마을 이름이 아닌 술(백주) 상표로 행화촌을 쓰게 하고, 강소성 행화촌에서는 마을 이름으로 행화촌을 쓰게 했다고 전한다.


도화(복사꽃), 행화(살구꽃), 모란 등이 활짝 핀 모습을 꼭 가보고 싶지만, 4월 학기 중일 때라 갈 수가 없다. 아무래도 퇴직 이후에나 가 볼 수 있겠다. 그런데 그때 되면 시간은 나는데 체력과 자금이 딸리게 되겠지. 신강(新疆) 이리(伊犁) 신원(新源) 투얼껀(吐尔根) 천연 살구꽃 계곡(杏花沟)도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아주 옛날에는 ‘村(촌)'을 '邨(촌)'으로 썼다. 그래서 '村'의 전서체를 찾으면 '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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