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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매탄옹賣炭翁, 날이 추워지길 기다리는 할배 숯장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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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by (Not In My Backyard) 는 인류 역사를 관통한다. 근래의 현상이라고 간주하기도 하지만 개소리다.

아래는 숯을 구워 파는 사람을 노래한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772~846) 신악부新樂府 매탄옹賣炭翁이다.




나무를 베어 숯을 굽는 곳이 남산 산중이다. 왜? 장안長安 시내에 저런 거 지어봐라. 벌떼처럼 들어일어났다.

숯 파는 노인[賣炭翁]

[唐] 백거이白居易

숯 파는 노인
남산에서 나무 베어 숯을 굽네
얼굴은 온통 재와 그을음
귀밑머리 희끗하고 손가락은 새카맣네
숯 팔아 번 돈을 어디에 쓰냐고?
몸에 걸칠 옷과 먹을 것 구하네
가엾어라 홑옷 걸치고도
숯값 내릴까 추워지길 바란다네
밤새 성 밖엔 눈이 한 자나 쌓여
새벽 숯 실은 수레 몰아 얼음자국 남기는데
소는 지치고 사람은 허기진데 해는 벌써 중천
저자 남문 밖 진펄바닥에서 한숨 돌리는데
훨훨 날 듯 두 필 말 달리며 오는 이 누구인가
누런 옷 걸친 임금님 사자와 흰 옷 입은 시종 아이
손에는 문서 들고 입으로는 칙령이라 소리치며
수레 돌려 소 몰아 북쪽으로 끌고가네
수레 가득 실은 숯 천 근이 넘건만
궁중 사자 몰고 가니 아까워도 어쩔 수 없네
붉은 베 반 필과 비단 열 자
소 머리에 매어 놓고는 숯값이라네

 

숯가마는 골짜기에 만들어야 했다. 연료를 인근에서 구하고 무엇보다 검댕이가 일으키는 공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야 했다. 



賣炭翁,伐薪燒炭南山中。
滿面塵灰煙火色,兩鬢蒼蒼十指黑。
賣炭得錢何所營?身上衣裳口中食。
可憐身上衣正單,心憂炭價願天寒。
夜來城外一尺雪,曉駕炭車輾冰轍。
牛困人飢日已高,市南門外泥中歇。
翩翩兩騎來是誰?黃衣使者白衫兒。
手把文書口稱敕,回車叱牛牽向北。
一車炭,千余斤,宮使驅將惜不得。
半匹紅紗一丈綾,系向牛頭充炭值。

(2014. 1. 21)

***

 

등따시고 배부름은 고통의 소산이다. 



숯장사가 되려면 날씨가 추워야 한다. 따듯한 날씨는 숯파는 사람들한테는 비극이다.

농사로 돈을 벌려면 실은 흉년이 들어야 한다. 흉년이 들어 다 망하고 내 농사만 잘 되어야 한다.

그렇게 모진 생을 이어가는 숯파는 늙은이지만 궁궐에서 나온 놈들이 숯을 몽땅 실어간다. 염가 할인 공출이다.

신악부가 낙천 작으로 오십편인가 수록됐으니 하나하나 문학작품으로 명편으로 꼽히고 또 그것은 당대의 실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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