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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논농사는 매년 일으키는 인위적인 홍수와 같다

by 초야잠필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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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중심 지역 특징 중 하나가 하천의 범람이다. 

특별한 시비 없이도 매년 새로운 토양이 밀려 내려오고 

축적된 노폐물이 쓸려 나가 생산성 높은 농사를 연작하는것이 가능해진다. 

신석기시대, 아마도 한반도의 농부들이 

척박한 지력을 극복할 길이 없어 정기적으로 화전을 통해 간신히 농사짓던 시절에도

황하유역이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찬란한 문명이 탄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고대 문명은 황하의 선물이자 나일강의 선물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 무논 농사는 매년 인위적인 홍수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무논에 물을 넣었다 빼고, 
상류에서 흘려 내려오는 토양과 거름 성분을 잡아 논안에 가둠으로써 

인위적인 홍수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주어

비로소 이전의 정처없는 화전 떠돌이 농경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도작농경이 문명의 개시와 동의어이다. 

도작을 무논에서 하며
매년 홍수와 범람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한반도는 비로소 문명의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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