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평생 논문을 쓰며 살아온 사람이라
지금까지 쓴 논문이 30년간 300편이 조금 넘으니 심사평도 최소한 300 번은 넘게 받아봤겠다.
물론 한 번에 채택되는 경우는 없으니 재심사평까지 치면 대략 500번 이상의 심사평을 받아보지 않았을까 싶다.
논문심사를 받아 보다 보면 정말 심사자들도 이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의 심사평은
읽다 보면 심사자의 오만방자한 평이 눈쌀이 찌푸려 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 문제는 최근 해외에서도 연구윤리 문제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심사자들이 투고된 논문을 심사하면서 지나치게 무례한 경우가 있어,
이를 경고하는 이야기도 제법 있다.
논문 심사는 투고자보다 상위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것도 아니고,
심사를 받는 사람이 심사자보다 못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논문 투고자와 심사자는 소위 말하는 같은 피어peer 그룹에 속한 동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갖춰야 하고,
논문을 떨어뜨릴.때도 필요없는 언설은 담으면 안된다.
학회지 논문 심사 하는 것을 지도학생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평을 다는 사람들도 보는데,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논문 심사에 대해 처음에 교육을 잘 못받아 그렇다.
필자도 어떤 때는 논문을 투고하여 심사를 받지만
또 다른 때는 편집자로 논문을 심사하기도 한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어떤 때는 심사자로,
어떤 때는 피심사자로 논문을 마주하기 때문에
항상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아마 논문 심사 때는 익명이니 맘 놓고 논문 심사평이 아니라 악담을 담아 놓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군자신기독야라고 하지 않는가?
누가 보던 아니던, 상대가 나를 알건 아니건,
아무리 자기가 나이가 많거나 관록이 있더라도 논문 심사 때에는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P.S.) 필자는 지금까지 정말 무례한 심사평을 10번 정도 받아 본 것 같은데,
그 중 절반 이상이 한국학술지에서 받은 것 같다.
필자가 지금까지 30년 동안 한국학술지에 펴낸 논문은 30편도 안 되는데도 그렇다.
필자 느낌으로는
한국학술지 심사평이 국제적으로 보면 상당히 무례한 축에 들어가는 것 같다.
논문이야 채택될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인데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모두 한 번 같이 반성할 필요가 있겠다.
*** editor's note ***
필자가 지적하는 이 문제는 사실 심각한 수준이다.
하도 이 문제가 심각해 나는 심사평을 심사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이 문제는 더는 수면 아래 두어서는 안 된다.
저런 심사평을 하는 놈들은 아예 학계에서 방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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