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나라 교육열이 망국병이며
우골탑은 부모들 등골 빼먹는 망국적 현상으로 이야기하는 걸 보는데,
필자가 보기엔 이건 참 한가한 소리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아지지 않으면 근대화고 산업화고 없다.
우리나라는 식민지를 거쳐 독립한 나라라
정부 돈으로 국민들을 모두 대학교육 다 시킨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나라였다.
그래서 정부는 딱 대학 입학 이전까지만 대략 간신히 교육시켜 졸업시켜 놓으면
그때부터 대학 교육은 사립대학과 국민들이 알아서 졸업시키는
분담 아닌 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골탑.
이것 때문에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자신들의 은퇴 후 비용을 모두 대학에 퍼부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라에서 돈이 없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들이 소 팔고 논 팔아
대학 교육 자체도 유지시키고 자식들 대학 졸업시킨 것.
이것이 우골탑의 정체다.
이런 우골탑에 도대체 누가 망국병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단 말인가.
우골탑이 없었으면 대한민국도 없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우리 아버지 세대는 죽어도 자식을 공부시켜야 한다고
줄줄이 우골탑을 쌓았을까.
그 이유를 나는 방송대에서 나이 70이 넘어서도
뭐 대단한 영화를 누리겠다고 하는 것도 아님에도
꼬박꼬박 나와 공부하는 영감님들 보며 찾았다.
전 세계 통틀어 못 배운 한이 있는 나라는 몇 안 될 것이다.
아마 이 우골탑이라는 이름도 학문의 전당이라는 상아탑 (ivory tower)에 빗대어
자식 대학 졸업생 만들겠다고 소 팔아 집안 기둥뿌리를 뽑아 버린다고 붙인 이름일 텐데,
60 평생을 대학에서 보낸 필자가 보기에 상아탑이 뭔지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우골탑이 상아탑보다 훨씬 고귀한 것이라는 것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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