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探古의 일필휘지

동국이상국집을 읽다가

by taeshik.kim 2021. 2. 11.
반응형


<동국이상국집을 읽다가>

온갖 벌레 잠들고 밤은 괴괴한데 / 百蟲潛息夜幽幽
괴이할사 너만이 등불 들고 노니누나 / 怪爾擡燈獨自遊
더러는 미인의 부채에 얻어맞기도 하고 / 時見美人羅扇撲
또는 시객의 주머니에 잡혀들기도 하며 / 苦遭詩客絹囊收
낮게 날 적엔 옷깃에 붙을 듯하다가 / 低飛似欲黏衣領
높이 날 적엔 지붕도 훌쩍 넘어가네 / 飄去無端度屋頭
그러나 저 하늘 끝까지는 날지 마라 / 更莫迢迢天際逝
사천대가 유성流星이 지난다고 쉬이 보고할라 / 觀臺容易報星流



너의 불은 원래 태우지 못하고 / 螢火元不焚
그저 인광燐光만 반짝이므로 / 徒爾光炳炳
비록 띳집에서라도 / 雖於茅屋間
멋대로 날도록 내버려 두네 / 任汝飛自逞
푸르스름한 빛 풀잎에 붙기도 하는데 / 靑熒點草上
이슬과 달빛에 한결 더 반짝이며 / 淸露炤月炯
날아서 창문 안에 들면 / 飄來入窓戶
서책을 비출 수 있고 / 書冊宜可映
비 맞아도 꺼지지 않다가 / 雨濕未滅暉
해뜨면 금세 사라지니 / 日昇便沈影
썩은 풀과 나무의 화생化生으로 / 信知腐草餘
빛낼 수 있음을 알겠네 / 朽木夜能耿

ㅡ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2, 고율시, "반딧불이"

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2021.02.14
위창葦滄 독서도  (0) 2021.02.13
고려시대의 탐관오리  (0) 2021.02.09
《율곡전서》 탄생의 지난한 과정  (0) 2021.02.05
취준생 이규보  (0) 2021.01.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