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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당탕 서현이의 문화유산 답사기

만천명월(萬川明月), 수원 화성 한바퀴 야행

by 서현99 202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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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찬 보름달은 아니지만 무척 밝은 달이었다.
갑자기 화성에 가고 싶다는 생각과, 세계유산축전을 한다고 했던 것 같아서 찾아갔다.
미디어아트쇼는 코로나때문에 취소됐다고, 행궁 주변에서 행사를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화성을 한바퀴 도는 나홀로 야행을 하기로 했다.

연무대에 차를 주차하고, 동암문을 출발, 장안문, 화서문, 서장대, 팔달문, 창룡문을 지나 원점으로 돌아오는데 2시간 정도 걸렸다.

구름없는 하늘과 빛나는 달을 보니,
저절로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란 말이 생각나는, 그런 밤이었다.

성벽과 달, 그리고 하늘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열기구풍선이 보인다. 이 장면을 보고 한바퀴 돌기로 결심!
달은 조금 이지러졌지만, 그래도 무척 밝았다. 화성과 너무 잘 어울리는 밤이었다.
구불구불한 성벽이 아름답다.
7개의 홍예수문이 아름다운 화홍문
화성의 북문인 장안문, 한국전쟁때 소실된 누각을 1978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장안문 성벽 바깥으로 구도심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 식당 등이 영업중인데 너무 보기 좋았다. 주변 주민과 상생하는 문화재가 되어야 오래도록 가치가 보전될 수 있다.
성벽 위의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에 벤치를 놓아 쉬어갈 수 있다. 이 나무가 있음으로 해서 성벽이 살아있는 느낌이다.
화서문을 지나 바라본 서북각루와 성벽 바깥쪽, 억새와 어우러진 야간 조형물이 예쁘다.
팔달산 서장대를 향해서, 올라가는 중
드디어 올라온 팔달산 정상 수어장대(서장대), 그리 높지 않지만 수원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아래에 복원된 행궁이 보이고, 수원 시내 야경이 아름답다.
팔달산을 내려와서 만난 팔달문, 이 구간은 성벽이 끊어져서 차도를 건너야 한다.
팔달문과 달
다시 열기구가 보인다, 돌아가자! 열심히 성벽을 따라 걷는 중
화성 봉돈, 이 봉화의 신호를 받는 곳이 바로 용인 석성산 봉수다.


저 멀리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이 보인다.
연무대로 돌아오고, 저 멀리 팔달산 수어장대가 보인다. 이제 화성 한바퀴 야행 끝!


용인과 수원은 바로 옆 동네인데, 여러모로 도시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수원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바로 이 화성이다. 물론 일찍 세계유산이 되었고 관리와 정비에 오랜 시간을 들였다는 차이가 있지만, 밤에 많은 시민들이 성벽을 걷고, 데이트하고, 사진찍고,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갖고 있는 기본의 차이가 너무 크지만, 앞으로 용인은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게 하는 밤이었다. 결국은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역할은 사람이 해야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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