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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뱀 잡으려다 자기집 홀라당 태워먹었다는 어느 미국 집주인을 격발하며 정지용을 비판하노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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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서 집주인 뱀 쫓으려다 집 한 채 다 태워
2021-12-04 13:11



 

미국 메릴랜드서 집주인 뱀 쫓으려다 집 한 채 다 태워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의 한 집주인이 실내에 들어온 뱀을 쫓아내기 위해 연기를 피우려 석탄에 불을 붙였다가 집 대부분을 태워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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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 목록에 오른 김천 대덕면 섬계서원 이 은행나무는 내 고향이라 하도 여러 번 소개했지만 밑둥치 지름이 12미터에 달하는 노거수老巨樹라, 이런 나무는 속이 비어 다람쥐나 구렁이가 서식처로 삼기를 좋아한다.

그땐 왜 구렁이일까를 생각하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람쥐 때문이었다. 다람쥐야 은행 열매가 흔해 빠졌으니 그걸로 식량을 삼고 또 구렁이는 구렁이대로 그런 다람쥐를 잡아먹었을 테니 말이다.

저 노거수 숭숭 뚫린 구멍에 사는 다람쥐를 잡겠다고 내가 아주 어린시절에 동네 형이 거기다 불을 피워 연기를 쑤셔박고자 한 일이 있었으니 그러다 불이 나무로 번지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으니 하마터면 수령 오백년은 너끈할 나무를 홀라당 태워 죽일 뻔했다.

그 후유증으로 저 나무가 이후 한동안 비실대다가 근자에야 힘을 회복했다.

미국 땅에서 그 비스무리한 일이 있었던 모양이라 메릴랜드주 풀스빌이란 데 사는 어느 집주인이 지하실을 통해 실내에 들어온 뱀을 쫓아내기 위해 연기를 피우려 석탄에 불을 붙였다가 아주 집 한 채를 홀라당 태워먹고 말았단다.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었다니 여간 다행이 아니겠지만 황당하기 짝이 없겠다.

누구나 저런  소식을 접하고는 벼룩 혹은 빈대 잡겠다고 삼칸짜리 집채 하나 날린다는 우리네 속담을 떠올리리라.

나는 초가에서 나고 자랐다. 그러니 이는 온몸에 이는 달고 살았고 봄날이면 처마 밑에서 옷 벗어 내 피를 빨아먹은 이를 잡아 손톱으로 짓눌러 터뜨리곤 했다.

 

이나 빈대가 좋아하는 집이 초가다. 



씨가리라는 말이 있는데 서울 사투리로 서케란 뜻이다. 아주 작디작은 걸 눈깔 씨가리만하다 하는데 눈깔로 봐도 보일랑말랑하는 이가 서린 알을 말한다.

머리엔 온통 부스럼에 이가 우글거렸고 장내는 기생충으로 언제나 배앓이를 했다.

가끔 ddt를 대가리랑 온몸에 뿌렸으니 지금이야 기겁할 일이지만 그땐 그랬다.

얼룩배기 황소가 헤슬피 우는 농가 초가는 낭만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멀었으니 그곳은 이가 득시글하는 지옥 천국이었다.

초가는 결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이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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