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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삼국지는 삼국지연의와 다르다는 주장에 대하여

by 초야잠필 202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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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삼국지연의와는 다르다는 주장이 있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전부 나관중(?) 의 픽션으로 진수의 삼국지를 보면 그런 이야기는 없으니, 당연히 정사와 연의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맞는것도 같지만 사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삼국지가 삼국지연의와 완전히 별개의 저작물처럼 이야기 하는 경우, 필자는 그 사람은 정사 삼국지를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이 전문으로만 이야기 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삼국지가 연의와 다르다는 이야기는 진수의 삼국지만 놓고 보면 그렇다. 진수의 삼국지 원문은 그야 말로 아주 드라이하다. 사실 삼국지 위지 동이전도 진수의 원문 부분만 떼 놓고 보면 무미 건조하기 짝이 없다. 배송지의 주석이 들어가야 삼국지 원문의 내용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다. 앞에 글에서 배송지가 인용한 삼국지 동이전의 "위략"은 "진수 삼국지"와 거의 동시대의 기록일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삼국지의 배송지 주석은 거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 위략은 삼국지 동이전 등 북중국의 이야기에 집중적으로 출현하지만, 삼국지 전편에 걸쳐 배송지는 참으로 많은 서적을 끌어다 충실히 이야기를 보완해 놓았다. 삼국지보다 이전에 완성한 사기나 한서의 주석이 주석가들이 거의 인용된 전거를 밝히지 않고 자기 선언적인 설명을 달아 놓은데 반해서 삼국지 배송지 주는 거의 자기 이야기가 없다. 모두 전거를 정확히 밝힌 이야기를 자세히 기록해 놓았고 그 전거가 되는 기록은 위략처럼 매우 시기가 거슬러 올라간다. 

각설하고. 

삼국지의 배송지 주석을 보면, 후대의 삼국지 연의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거의 다 나온다. 물론 연의처럼 소설체는 아니지만 사건 자체는 거의 다 출현한다는 말이다. 조조가 쫒기다가 은인을 죽이는 장면이나 어릴때 삼촌한테 사기치는 장면. 모두 배송지 주에 다 있다. 삼국지 연의가 삼국지와는 다르다는 말은 반쪽만 맞는 이야기인 셈이다. 

상하이박물관 장 멍멍이상.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툭 튀어 나온것 같은 이 강아지는 무려 동한시대의 작품이다. 필자는 이 작품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었다. 동양사에서 동한과 서한은 서양사의 로마와 같은 존재였다고 본다. 어환과 진수도 아마 이런 멍멍이 상을 보면서 살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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