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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나게 뜨거운 지난 여름 여파인지, 봄 같은 겨울이 계속하더니, 저 남녘에선 때 이른 개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온다.
통도사 매화가 피었다고도 하고,
장성 땅에서는 납매가 지독스런 향기를 뿜는다 하며,
제주 땅 동백은 땅에다 떨기를 자욱히 떨구었다고도 한다.
나 역시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봄을 맞으러 마음이 먼저간다.
경주를 먼저 가본다.
사쿠라 만발한 대릉원 앞길을 달려 본다.
올 봄에도 어김없이 짙노랑 잔디 너머로 목련이 필 것이요
그럴 즈음이면 저 황남대총 중앙을 차지한 저 목련은 저 장면 담으려는 고함 소리 떠날 날이 없을 것이며,
첨성대 역시 목련이 덮치지 아니하겠는가?
그때가 되면, 나는 여느 봄에 그랬듯이 불국사를 오를 것이요,
그에서 빼곡한 목련 사이로 삐죽한 석가탑 맞이할 것이로대
갖은 꽃 만발하는 이 봄을 너에게 주고 싶노라.
내 마음은 벌써 경주의 봄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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