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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산 수도암에 올랐다.
올 추석엔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전면 가로누운 단지봉 능선 너머로 가야산 꼭대기가 봉긋하다.
탑 사이로 가야산을 넣어봤다, 아들놈을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해발 950미터 고지에 왜 절을 세웠을까?
속세가 싫어서였을까?
창건 시기는 모르나, 이곳 대적광전을 안좌安坐한 석조 비로자나불로 보건데 저 가야산 기슭에 해인사가 창건된 그 무렵인 듯 하다.
자급자족이었을까?
여름 가을이야 그런대로 버틴다한들, 겨울과 춘궁기는 어찌 버텼을까?
속세와는 그리 썩 말끔히 단절하진 않았을 듯 하거니와, 혹 이곳은 수련원 아니었을까?
지리산 운상인雲上人을 위한 시설 같진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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