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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57)
끄적이다(戱題)
당(唐) 맹호연(孟浩然) / 김영문 選譯評
나그네 취해 자다
못 일어나니
주인이 해장하자
불러 깨우네
닭개장과 기장 밥
익었다 하고
술동이엔 맑은 술
있다고 하네
客醉眠未起, 主人呼解酲. 已言雞黍熟, 復道甕頭淸.
함께 술을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벗이 있다면 당신은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술자리에서조차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위선과 가식으로 일관하기 일쑤다. 하지만 술은 위대한 마력으로 인간의 위선과 가식을 벗겨 버린다. 코가 비틀어지도록 함께 술을 마셔봐야 그 사람의 본 모습을 알 수 있다.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며 우정은 깊어간다. 함께 술에 취해 잠을 자다가 아침에 해장국을 끓여놓고 잠을 깨우는 벗이 있다면 당신은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나의 아픈 속을 달래주는 벗이야말로 진정한 벗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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