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요시쓰네는 잠시 놓아주자.
앞에서 이야기한 슈겐도 행자 복장으로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
동북으로 무사히 도망가 그 지역 권력자들에게 의탁하게 되었다.
물론 결국은 거기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게 되지만,
또 다른 미라 이야기에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 다시 불러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일본 미라 이야기에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 빼 놓을 수 없는 등장인물이기 때문이다.
슈겐도로 다시 돌아가 이야기할 것 같으면,
이 종파 기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불교라기 보다는
일본 고유의 전통적 자연숭배 신앙에서 출발한 것은 확실한 듯하다.
물론 이 슈겐도에는 헤이안 시대까지 올라가는 나름의 창시자도 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불교 일파로 이야기하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불교라기 보다는 신불습합에 더 가깝다.
슈겐도를 이야기할 때 "명산대천"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신라 화랑을 이야기할 때 명산대천을 좇아 다니며 수련했다고들 하지만
그 명산대천에서 도대체 뭘 했는지 모호하게 알려져 있다.
보이스카웃처럼 캠프를 했다는 뜻일까?
이 슈겐도 모습을 보면 화랑의 명산대천 순례에 시사를 주는 바가 적지 않다.
슈겐도는 심산유곡, 소위 말하는 명산대천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이 명산대천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슈겐도와 관련이 있는 곳을 가 보면,
이들이 숭배하는 신사에 신체가 없고
이 산 자체가 신체神體 deity 이며 우리는 이 산을 섬긴다,
이 산이 신이기 때문에 따로 신체는 필요 없다.
라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본다.
이 때문에 슈겐도 성지에는 신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는 산 자체이거나 아니면 산을 상징하는 자연물,
예를 들면 큰 바위라던가 이런 것인 경우도 있다.
슈겐도 행자들은 이런 명산대천에 숨어 들어가 수련을 하는데
일본의 다른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기발한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연물 자체를 숭배의 대상으로 한다던가,
슈겐도에 정식으로 입문했다고 하는 증표가 되는 행사에서 한다는,
절벽에서 밀어버리기 등의 행사도 그렇다.
이 행사는 젋벽에서 슈겐도 입문자를 반쯤 밀어버리고 상체는 허공에 띄우게 한 채
뒤에서 그를 붙잡고 있는 선배들이 그 신입자의 신앙을 확인하는 여러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말하지면 절벽에 매달린 채 신앙고백을 하는 모양이라고 할까.
우리 화랑도 무술 수련에 더해서 이런 형식의 "명산대천 순례"와 "수련"을 하지 않았을까.
P.S.)
필자는 산에 들어가는 한 무리 슈겐도 행자들을 직접 목격한 바도 있었는데
옛날에는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냥 평범한 여느 불교도들과 다름 없어 보였다.
다만 지금도 슈겐도 행자의 전통 복장을 여전히 하고 입산하는 것은 이채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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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0): 동영상: 간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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