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way 골웨이 (1박) : 8. 29~30
예이츠를 뒤로하고는 슬라이고를 출발했다. 다음 목적지는 Galway 골웨이 였다. 골웨이는 Connacht County 노코트카운티 주도이면서, 인구 8만이 되지 않는 소도시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인구 기준 제6위라니, 우리로서는 좀 한심하게 보이기도 한다.
숙박지는 골웨이로 정했지만, 읍내에 들어가기 전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었으니, Kylemore Abbey 카일모어 수녀원 (이를 킬레모어 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과 Connemara National Park 코네마라 국립공원 이었다. 지도를 보니 국립공원을 먼저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수녀원을 들리는 것이 나은 듯해서 이 코스를 선택했다.
구글맵으로 두들기니 자동차로 슬라이고에서 코네마라까지 148킬로미터 2시간 20분을 소요하는 만만찮은 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전 중에 최대한 빨리 슬라이고를 해치우고는 길을 나섰다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국립공원과 수녀원 두 곳을 모두 돌아보기에는 약간 버거운 시간이었다.
코네마라 국립공원이 가까워지면서 높은 산이 즐비하게 나타나기 시작하고, 더구나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이곳이 피요르드 해안임을 알 수 있었다. 산과 초원을 흘러내린 강은 바다 어귀가 가까워지면서 거대한 만灣으로 변모했다. 국립공원을 코앞에 두고는 피로를 식힐 겸 동네 작은 펍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이곳 동네 백발 뇐네들과 어울려 기념 사진 몇 컷 촬영한 일과 더불어 한국 여인을 조우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들어설 때부터 한국인인가 싶었는데, 서른줄로 보이는 이 여인은 서양인 남편, 그리고 이제 걸음마하는 아이 하난지 둘인지 대동한 채 역시 잠시 쉬러 들렀는데, 직접 들으니, 아일랜드 태생 남편과 캐나다에 거주하는데, 그 남편 친척 결혼식이 있어 아일랜드 에 나왔다고 한다. 조금 이상한 점은 그 여인네가 아무래도 눈에 익은 듯하는 느낌이었다. 더는 캐묻지 아니했다.
코네마라 가는 길목에 오른편 호수인지 강인지 그 너머 저편에 언뜻 봐도 심상찮은 캐슬 비스무리한 건축물이 보여 주변 경관과 장관을 연출했는데, 구글맵을 순간 보니 저곳이 바로 카일모어 수녀원이었다. 이 수녀원은 일행 중에 이번 아일랜드 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한다고 한 사람이 있어, 그가 카일모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저곳이야 좀 있다 보기로 했으니, 이리 되니 변수가 생겼다. 첫째, 카일모어에 마음을 빼앗긴 마당에 코네마라 국립공원이 싱숭생숭했을 것이요, 둘째 그에 더해 시간이 애매했다. 하도 멀리, 그리고 긴 시간을 달려온 까닭에 자칫하면 입장시간 전 카일모어 수녀원 입장을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하여 각중에 코네마라 국립공원 발길이 빨라졌다.
이 국립공원도 나중에 따로 살필 자리를 마련하겠거니와, 전면으로 푹 파인 만이 형성된 가운데 그 계곡으로는 짙은 Bog 보그, 곧 슾지 늪지가 발달해 그런 곳을 따라 버드나무 종류가 밀림을 이루었으며, 그 뒤편으로는 제법 높은 민둥산이 우뚝해 현지 안내데스크에 물으니 해발 대략 500미터는 된다 했다.
그 관람 코스는 시간에 따라 30분, 1시간, 1시간반 등등의 코스가 있었으나, 우리는 시간 관계상 30분짜리 돌다가 돌아섰다. 뭐 다 돌아봐야 그게 그거였다.
서둘러 철수한 우리는 카일모어 수녀원으로 향했다. 공원에서 예까지는 대략 10분 거리 남짓했으니, 도착해 주차를 하고는 안내판을 살피니, 이 수녀원은 아까 본 그 본채 건물을 포함해 호수변을 따라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었으니, 고딕건축 양식을 한껏 흉내낸 교회가 있고, 그 반대편으로 상당한 거리에 식물원 정원이 있었다. 성채에서 교회까지는 걸어 5~10분에 지나지 않았으니, 주변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숲, 특히 그 장대한 소나무와 더불어 그 전면 호수면과 그 반대편 우람한 산들과 어우러진 절경을 그야말로 선경仙景에 다름 아니었다.
성채 내부와 교회를 끝낸 다음 문제는 식물원 정원이었다. 마감 시간이 코앞이라 포기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래도 근처라도 가봐야 한다고 길을 나서긴 했다가 하늘이 도우려 함인지, 마침 숙소로 퇴근하는 늙은수녀님이 티코 만한 똥차를 덜컹덜컹 운전하며 식물원 쪽으로 가는 게 아닌가? 나중에 보니 이 식물원 한 구석에 수녀님들 숙소가 있었다.
덮어놓고 그것을 막아세우고는 블라블라 하면서 태워달라 하니, 이 할매가 그 자상한 목소리로 서둘러야 할 것이라면서 식물원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이 식물원은 보지 않았음 후회할 뻔했다. 이리도 이쁜 식물원 보기 힘들었다.
지랄 같은 아일랜드 날씨는 이날도 여전했거니와, 카일모어 수도원에서는 세찬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했다.
아무튼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두 군데 답사를 해치우고는 숙소를 예약한 골웨이를 향해 출발했다. 그곳으로 가면서 인근 어느 해변에 우리네 고인돌과 똑같은 그 청동기시대 혹은 후기 신석기시대 고인돌 묘가 밀집한다 해서 그곳을 찾아 나서긴 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한 일이 뼈 아프게 남는다.
이번 아일랜드 여행 목적 중 하나가 나로서는 고인돌묘 확인이었지만,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해가 채 지기 전에 도착한 숙소는 아파트였다. 코앞이 부두인 그런 곳이었다. 여장을 품과 동시에 한국에서 준비해간 라면이며 하는 것들로 허기를 채우고는 잠을 잤다.
이튿날 골웨이 읍내에서는 Galway Cathedral 골웨이 대성당 과 St. Nicholas Collegiate Church 성 니콜라스 교회 두 곳을 서둘러 돌고는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 previous article ***
아일랜드 답사개요 (3) 예이츠의 숨결 슬라이고 Sligo
*** following article ***
아일랜드 답사개요(5) Cliffs of Moher 모허절벽
'문화재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마는 달리고 싶은데 미션 오일을 갈지 않아서.. (0) | 2019.09.15 |
---|---|
아일랜드 답사개요 (3) 예이츠의 숨결 슬라이고 Sligo (0) | 2019.09.12 |
아일랜드 던과이어 성 Dunguaire Castle, Galway, Ireland (0) | 2019.09.10 |
Mandaeru Pavillion of Byeongsan Seowon, Andong (0) | 2019.09.09 |
아일랜드 답사개요 (2) 벨파스트Belfast와 코즈웨이Causeway (0) | 2019.09.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