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김연아 손흥민을 관통하는 분모는 기부다. 국가적 재난 혹은 그에 준하는 사태는 물론이고 그 재난 혹은 사태가 국경을 벗어날 때도 이들은 언제나 그 선두 대열에 서서 기부를 추동하며 진동한다.
종래 이 대열 선두는 언제나 기업인 몫이었지만, 한국 사회 역시 이른바 구미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슬그머니 기업인들이 기부 대열에서 탈락하더니, 저들 연예스포츠스타가 기부까지 주도권을 장악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더구나 그 기부는 국경을 초월해 저 머나먼 터키 시리아에서 강진이 발생하고 희생자만 수만명을 넘어 십만명대로 들어서는 지금, 저들이 기부를 주도한다.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이 저와 같은 사태, 그리고 강원도 산불에 기부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혹 했다 해도 표도 나지 아니하며, 그 영광까지 연예스포츠 스타가 독식하는 시대다.
아직 저들이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고까지 할 단계에는 미치지 못한 느낌이 있지만, 저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를 산다.
또 하나 저 현상에서 주시할 대목은 저들 평균 연령대가 많아 봐야 30대 초반이라는 사실이다. 저들도 때가 있어 전성기는 10대 후반에서 20대가 대부분이라, 그네들이 절정을 구가하는 시대가 바로 저 무렵이라, 저 10대 20대야말로 한국을 움직이며 세계를 흔드는 주축 세대다.
오늘 서울시에서는 걸그룹 뉴진스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BTS로 재벌 반열에 올랐고, 국내 재벌을 넘어 SM까지 손에 넣음으로써 세계 대중음악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하이브가 배출한 신예 밴드라, 내 기억에 이 5인조 중에서 최연장자가 2004년 생이다. 10대 후반이다. 저들이 세계 음악시장 한 축을 당당히 흔드는 중이다.
저 세대에 해당하는 아이브도 그렇고 르세라핌도 있고, 기타 등등 무지막지한 10대 후반 20초 초반 아이돌들이 지구축을 흔드는 세상을 우리는 산다. 저들에 견주어 이미 BTS 블랙핑크는 원로 중견 그룹에 해당한다.
윤석열 이재명이 중요한 사람들한테는 참말로 한심한 일이겠지만, 저들이 제아무리 무슨 일을 벌인다 한들 한국사회 한 켠을 흔들뿐이지만, 저들은 지구촌을 들썩이는 글로벌 월드스타들이다.
저들을 버선발로 맞아야 하는 시대다. 서울시장이건 대통령이건 미국 대통령이건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저들의 환심을 사야하는 시대다.
세상은 변했는데 그 세상을 보는 내 눈이 변하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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