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얌 후송사건
그는 경상북도 김천시 조마면 출신이다. 조마는 산이 대부분인 김천 땅에서는 희한하게도 낙동강 지류 중 하나인 감천이 관통하며 형성한 드넓은 충적대지가 발달한 곳이라, 그 어디를 찔러도 바늘 하나 들어갈 데 없는 산골 깡촌인 내 고향 대덕과는 같은 김천이라 해도 왕청나게 달라, 부농이 많다. 특히 자두 농장과 포도농장이 발달했다.
그가 부농인지는 모른다. 다만 연전에 그의 아버지가 과수원을 떡 하니 판돈을 장남인 그에게 앵기셨는데, 그 돈으로 경주 땅 어디를 매입했지만, 아직 나대지로 뒹구는 것으로 안다. 김천에서 고등학교를 댕기고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하면서 일찌감치 경주에 정착해 그곳을 터전으로 삼는다.
스무살 때 정착했으니 오십 중반을 넘어 환갑을 바라보는 그에게 경주는 20년 김천에 견주어 40년 경주가 외려 더 고향 같은 곳이지만, 그 텃새가 악명높은 서라벌 땅에서는 언제나 김천 촌놈 취급을 당한다. 하지만 경주에 대한 열정은 그 어떤 경주 토박이가 따를 수 없다.
경주에 미쳐, 신라에 미쳐 반생보다 더 질긴 삶을 살았다. 동갑내기 이근직과 언제나 바늘과 실처럼 붙어다니며 브로맨스를 자랑했는데, 그렇게 서로 믿고 의지한 반쪽이 어느날 느닷없이 가고 난 뒤에는 충격을 먹고 여전히 헤롱헤롱이라, 요새는 부쩍 외롭다며, 경주로 놀러오란 전화가 잦다.
사진작가라면 그 흔한 개인전 여러번 했을 법한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언제나 미루다가, 딱 오십이 된 그해에 개인전을 비로소 했다. 기왕 할 거면 서울에서 판을 벌여야 한다 설득해 서울에서 했다.
전업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일이지만, 경비행기 몰고 촬영하다 논두렁에 꼬나박기도 했고, 근자 큰맘 먹고 장만한 1억짜리 카메라가 박살 나는 바람에 멘붕을 겪기도 했으며, 연전에는 남산 탑골 마애상 촬영 때는 배얌한테 물려 혼비백산했다. 다행히 독이 없는 뱀이라 무사했지, 손가락이 성하지 않을 뻔 했다.
좋은 사진 찍겠다며 타클라마칸 사막 모래밭을 휘젖고 다니기도 했다. 그에서 만난 도마뱀 한마리 잡아 장난치기도 했다.
2013.07.11 11:11:27
문화유산 전문 사진작가 오세윤 첫 개인전
통의동 류가헌서 16-21일 '신라를 찾아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유산 전문 사진작가 오세윤(50) 씨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종로구 통의동 사진 전문 갤러리 류가헌에서 '신라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첫 전시회를 연다.
문화유산계에서 오씨는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로 통하지만 어쩌면 '얼굴없는 사진작가'라고도 할 만하다.
국립박물관이나 문화재청에서 나온 보고서나 도록에 실린 무수한 사진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하지만 그런 책자에 '사진촬영 오세윤'이라는 이름 외에는 그가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유산 중에서도 그의 주특기는 경주와 신라. 경북 김천 태생이지만 동국대 경주캠퍼스로 대학을 진학한 인연으로 경주에 정착하면서 30년 가까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신라의 흔적을 카메라에 포착했다.
포토 바이 오
"1990년대 초만 해도 경주의 옛 모습과 문화재를 기록한 사진 중에 한국인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후대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지금 기록을 남기고 전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됐습니다."
이런 그가 난생처음으로 여는 개인전에는 25점 정도의 사진이 나온다. 경주와 신라의 정수를 보여 주는 풍경, 생생한 유적 발굴 현장 기록, 오 작가 자신이 신라 유물 중에서도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큰 토우 등을 선보인다.
발굴 현장 작품으로는 신라 왕족의 묘역인 경주 쪽샘지구 조사에서 1천500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신라 말안장을 조사원이 섬세하게 붓질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포토 바이 오
오 작가는 대학 재학 시절 삼국유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옛 신라에 매료되고, 그 흔적들을 찾아 지도 하나 들고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번갈아 타며 답사를 다녔다고 회고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근무하던 직장에서 국립경주박물관 의뢰로 유물 사진 업무를 하면서 문화재 전문 사진 작가의 길로 본격 들어섰다. ☎02-720-2010.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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