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현장

[보스니아 내전] (6) 우리집 정원의 보석함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7. 19.
반응형



탱크와 장갑차, 트럭이 우리 마을을 처음 지나갔을 때를 기억합니다.

아직 어렸던 우리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나중에 아버지로부터 그들이 크닌에서 니슈까지 처음 진격하는 세르비아군 부대 중 일부였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호송대는 종종 우리 마을을 지나갔고, 군인들은 때로 손을 흔들며 사탕을 던져주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그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두려움이 퍼져 나갔습니다.

호송대가 나타나면 어린 우리는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십 대들은 그들을 향해 돌을 던져 분란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어느 날 돌 세례를 받은 호송대가 멈춰 섰고, 소총을 든 남자들이 쫓아왔습니다.

그들은 범인이 우리 집에서 나왔다고 생각하고 우리 집 정원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한 트럭에서 소리쳤습니다:

“드라간, 멈추고 돌아와!”

여동생과 나는 웅크린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호송대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트럭에 있던 군인이 무언가를 집어던졌습니다.

그것은 우리 집 마당에 떨어졌습니다.

다음날 우리는 작은 파란색 보석함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침입한 집에서 훔쳐 온 물건이었을 것입니다.

어린 우리는 그 안에 보석 같은 것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폭발물이 들어있을 수도 있어 감히 만지지 못했습니다.

여동생과 나는 할머니께 안전한지 확인하고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슬픈 코미디 같은 일화입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많았고 당뇨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하는 일이 할머니에게 대신 일어나면 덜 안타까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할머니가 보석함을 우리에게 가져다주셨는데 그 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신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언니가 그것을 보석과 잡동사니 보관함으로 사용했고, 나중에 내가 바비 인형의 물품들을 보관했습니다.

바비 인형의 시대가 지나갔고, 전쟁과 죽음의 시간도 함께 흘러갔습니다.

보석함은 전쟁과 함께 어디에서 왔는지, 누가 누구에게 선물했는지, 어디에서 샀는지,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어떻게 군인의 손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모든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보관함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흩어지거나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추억들이 이 보석함에 담겨 있으며, 동시에 나를 보살펴 준 부모님에 대한 많은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넬라, 1985년생

 
*** previous article ***

 
[보스니아 내전] (5) 전쟁이 키운 바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