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늘어지게 뻗었다가 이 친구 촬영하겠다 해서 오후 늦게 숙소에서 길을 나섰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또 비가 퍼부었다.
다행히 장대비 쏟아지기 전이기는 했지만 영 촬영환경이 좋지는 아니했으며 무엇보다 주변이 온통 공사판이라 여건이 더 좋지 아니했다.
낮에 정밀촬영하고선 인근 베네치아미술관 들렀다 나서니 칠흑이라 마침 비도 그치고 야간 조명을 해서 다시 한 바퀴 돌면 야경을 담는다.
무슨 정신 나간 놈들인지 유적 드글드글한 이 베네치아광장과 인근 코앞이기는 하나 콜로세움을 연결하는 지하철공사는 그때나지금이나 변한 거 없이 온통 공사막이고 주변은 발굴과 복원으로 어지러우니 이 시대 최고신은 아시바 맞다.
이 친구는 로마시대사를 조각 혹은 부조라는 기법으로 증언하는 일급 사료 중 하나라 해서 로마사 기술에선 빠지지 않는다.
이전 방문에서 대략 담기는 했지만 생략된 데가 많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몇년이 흐르고 말았다.
로마가 어디 광화문광장도 아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공략해야 한다.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마당에 넥스트 타임을 외칠 수는 없다.
이 친구를 일러 트라야누스 원주 라 하니 생긴 모양이 저런 데서 말미암음이며 저를 라틴어로는 콜룸나 트라이아니 COLVMNA·TRAIANI 라 하고 그에서 비롯하는 현대 이탈리아어로는 콜롬나 트리아나 Colonna Traiana 라 하고, 그 영어 번역은 Trajan's Column 이라 하니, 트라야누스는 로마 황제 이름이며 건설자가 아니라 헌사 받은 주인공이다.
원로원이 황제 폐하 만세 외치며 세워 바쳤으니, 설계 건축 오야붕은 다마스쿠스의 아폴로도로스다.
서기 113년 완성을 보았으니 나이가 천구백살이나 드신 원로 중의 원로다.
다키아 전쟁에서 이겼다 해서 그 기념물로 헌정했으니 전투는 군사들이 했지 황제야 에소프레소 커피 빨고 있었다.
원주는 높이 30m, 지름 4m에 달하지만 기단이 따로 있어 그것을 노출한 상태라 그를 합치면 높이 38m에 달한다.
추워서 일단 후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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