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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야기하는 나>
백운거사白雲居士는 선생이 스스로 지은 호이니, 그 이름을 숨기고 그 호를 드러낸 것이다.
그가 이렇게 호를 짓게 된 뜻은 선생의 <백운어록白雲語錄>에 자세히 실려있다.
집에는 자주 식량이 떨어져서 끼니를 잇지 못하였으나 거사는 스스로 유쾌히 지냈다. 성격이 소탈하여 단속할 줄을 모르며, 우주를 좁게 여겼다. 항상 술을 마시고 스스로 혼미하였다. 초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반갑게 나가서 잔뜩 취해가지고 돌아왔으니, 아마도 옛적 도연명陶淵明의 무리리라. 거문고를 타고 술을 마시며 이렇게 세월을 보냈으며, 이처럼 그것을 기록하였다.
거사는 취하면 시를 읊으며 스스로 전傳을 짓고 스스로 찬贊을 지었다. 그 찬에 이르기를,
뜻이 본래 천지의 밖에 있으니
하늘과 땅도 얽매지 못하리라
장차 원기元氣의 근원과 더불어
아무것도 없는 곳에 노니려는가
-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0, 전傳,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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