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인더스 문명사에서
Priest-King의 얼굴을 채색하는 것은 단순히 흑백사진에 컬러색을 입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무슨 색을 입힐까 고민하고 실행하는 순간,
바로 인도사회에서 인더스 문명을 어떤 입장에서 보는가가 결정되며
정치적 입장까지도 엿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필자의 연구진도
인더스문명 유적에서 작업했다.
National Geographic 지원을 받아 들어갔었으며,
그 최종 결과물은 영국의 Archaeopress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었다.
이 인더스문명 연구에서 필자와 함께 공동 작업한 이원준 박사(국과수)는,
현장에서 발견된 인골을 CT 로 스캔하여
그 3차원적 결과물 바탕으로 법의학적으로 작업하여
무덤에 묻힌 사람의 얼굴을 복원하는데 성공하였었다.
이때 이원준 박사와 우리 연구진은 얼굴에 채색 없이 머리카락과 수염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공개하였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머리카락과 수염, 피부색, 홍채 색 등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대한 정보를 더하는 것 자체가 대중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 수염과 피부색을 더해 되도록 리얼하게 보여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우리 쪽에서 수용하지 않았었다.
요즘 가끔 보면 답답함을 못 이긴 인도 사람들이
스스로 이 그림에 이것 저것 얼굴에 붙여 보는 것도 가끔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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