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작품상까지 4개 트로피…오스카 역사 새로 썼다(종합3보)
2020-02-10 20:39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첫 외국어 영화 최고상 거머쥐어
최다 노미네이트 '1917' 제쳐, 국제영화상·작품상 동시 수상은 최초
64년 만에 칸영화제·아카데미 동시 정복, 아시아 감독상은 두번째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기자회견…"1인치 장벽 허물어졌다"(종합)
송고시간2020-02-10 19:17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정윤섭 기자정윤섭 기자
"13살의 나에겐 영화 보지 말고 일찍 자라고 말할 것"
송강호 "기생충은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이선균 "오스카가 선 넘어"
살다 보니 별꼴 다 본다. 그래, 내가 아카데미상까지 볼 줄은 몰랐다. 그걸 한국영화가 먹을 줄은 언감생심 꿈조차 꾸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사건을 별꼴이라 부른다.
봉준호 기생충이 노미네이트된 6개 부문으로는 가장 먼저 뚜껑을 연 각본상에서 봉준호가 호명될 때만 해도, 어어 했더랬다. 이게 뭐지 했더랬다. 국제영화상은 애초 하도 따논당상이라 해서 그리 큰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미 2관왕이라, 이것만으로도 내가 보지 못할 꼴이었다.
봉준호 본인도 세번째 감독상을 받을 때 그랬지 않은가? 두번 받은 걸로 륄렉스하려 했다고.
한데 감독상을 먹는데 어째 내 뒷골이 쏴해졌다. 그러고선 다시 영화팀에 확인했다.
"감독상이랑 작품상이란 투표권자가 같으냐?"
"그렇다" 해서 내가 그랬다.
"어째 (작품상도) 될 거 같은데? 분위기가 완전히 기생충으로 쏠렸나 본데?"
작품상 수상작을 적은 봉투를 든 제인 폰다
그러고선 마침내 이번 오스카상 하이라이트인 작품상 best picture가 뚜껑을 열었다. 발표자는 제인 폰다 Jane Fonda 였다. 너무나 유명했던 배우 헨리 폰다 딸이다. 나이가 상당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따 저 할마시 곱게도 늙는구나 하면서, 그가 차례로 소개하는 작품상 후보군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마침내 수상작이 적힌 봉투를 뜯으면서
The oscar goes to
하고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여는 모양을 보니, 틀림없이 파열음이었다. 아랫입술과 윗입술이 붙었다가 침을 튀기며 터뜨리는 그 파열음 말이다. 그 입술 모양을 나는 봤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의 입술이 터지면서
패러싸이트 parasite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세상에....
내가 아카데미상 작품상에 한국영화가 오르는 장면을 내 눈으로 목도하다니?
꿈인가 생시인가 했더랬다.
오래살다 보니 별꼴을 다 본다.
그건 그렇고 왜 저 아까운 작품상 트로피를 봉준호는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동가리 내려 했을까? 진심이었을까?
농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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