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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조국이 똑똑하고 기자들은 등신이다?

by taeshik.kim 201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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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DB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하자 보란 듯이 그 후보자 조국은 국회에서 기자들 불러다 놓고 그를 둘러싼 의혹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마라톤 회견을 했다. 

그 회견이 생중계된 모양이라, 기자들과 질의가 오고간 이 회견을 두고 친 조국, 혹은 친권력 성향 사람들을 중심으로 압도적으로 떠도는 말이 기자들에 대한 성토라, 

그들이 이르기를 "조국은 저리도 똑똑한데 기자들은 하나같이 왜 저 모양이냐? 왜 핵심을 짚는 질문은 하지 못하고 허둥허둥대면서 본질과는 상관없는 질문만을 반복하느냐?"이거니와,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기자가 아니라 기뤠기라 성토하거니와 

이는 다 개소리라. 

왜 개소린가? 

열 사람이 도둑 하나 잡지 못하는 법이다. 

왜 그러한가?

도둑은 그 도둑질을 위해 치밀한 계산과 각본을 들고 나오며, 실제 그에 따라 계획대로, 혹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대처하기 마련이라, 그에 견주어 그를 방비하는 사람들은 도둑이 언제 어느 길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법이라, 막상 그 도둑이 내 앞에 나타나도 놓치는 법이 허다한 것과 이치가 똑같다. 

기자들이 무식해?

이 무슨 해괴망칙한 개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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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자기 맡은 분야에 따라 다 전공이 있기 마련이라, 그 분야 넘어서면 까막눈일 수밖에 없다. 

기자 연차 26년차인 김태식...보다시피 이 지구 아니 이 우주가 생긴 이래 이만큼 똑똑한 기자 없다. 

하지만 이런 똑똑한 기자 김태식도 그 관심분야를 벗어나면 빈깡통이라, 내가 자신 있는 분야는 문화재라든가 학술 같은 내 전공 혹은 전문분야에 국한할 뿐이다. 

오늘 현재 문화부장을 하고 있지만, 그 문화부가 커버하는 영역 중에서도 전연 모르는 분야가 있어 예컨대 클래식이나 대중가요, 혹은 영화에는 문외한 일수밖에 없다. 문화부장이라 해서 어찌 그 모든 문화분야에 정통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문화 분야를 벗어나는 다른 부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옆동네 우리 공장 정치부 한반도부 사회부에서 지금 한창 문제가 되는 사건도 까마득히 모르고 지나는 일 천지다. 

조국은 똑똑한데 기자들은 무식해?

그럴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조국은 자신, 나아가 이 정권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를 둘러싼 사건전개 과정과 논란의 핵심을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이며, 그런 까닭에 그를 둘러싸고 제기된 모든 의혹에 관한 한 적어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반박을 준비하고 나섰다. 열 사람 한 도둑에 견주면 한 도둑이 조국이다. 

그 반면 기자들은?

느닷없이 끌려나온 친구들이다. 

듣자니 조국이 기자회견한 곳은 국회요, 것도 민주당 출입기자들 대상이었다. 

국회를 출입하고, 더구나 민주당을 담당하는 기자들이 조국을 둘러싼 의혹들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겠는가?

없다!

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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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둘러싼 의혹들은 실은 국회나 민주당 출입기자들 사안이 아니거나, 그렇다 해도 거리가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조국 의혹 사건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다고 보는가?

기자도 전문분야가 있기 마련이며, 그런 전문분야를 벗어나는 일에는 까막눈이라고 봐도 대과가 없다. 

제아무리 똑똑한 의대 교수라 해도, 지가 그 분야 의학에서만 천재지, 지가 내가 관여하는 문화재 분야로 건너오면 세살박이 어린애에 지나지 않는 이치랑 같다. 

기자들이 무식한 것이 아니라, 그 전문분야가 아닌 기자들을 불러다 놓고 조국은 해명을 한 것이다. 

함에도 이런 점은 전연 고려치 아니하고 무턱대고 기자들이 무식하다, 기자가 아니라 기뤠기라 욕하고 그것으로써 배설 욕구를 뱉어낸다. 

문화재 문제 들고 와 봐라. 나는 그 어떤 놈도 박살 내 준다. 

하지만 이런 나도 문화재를 벗어나는 그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런 사안 혹은 문제에는 입을 다문다. 그것이 예의인 까닭이다. 

더 한심한 작자들은 저런 부화뇌동에 다름 아닌 언론계 인사라 치부하는 자 일부가 가세한다는 점이다. 

지는 기자인양, 지는 기뤠기가 아닌냥 하는 꼴이 구토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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