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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죽탕쳐 짓이겨야 할 《탈북자》들, 남한을 겨냥한 로동신문 기사

by taeshik.kim 2020.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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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탈북자 비난' 군중 집회 잇따라…혐오 커지나 | 연합뉴스

북한서 '탈북자 비난' 군중 집회 잇따라…혐오 커지나, 박수윤기자, 북한뉴스 (송고시간 2020-06-06 12:40)

www.yna.co.kr

 

부둥켜 안고 잘해보제이 한 게 언제인데, 그런 다짐 담은 문서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어찌하여 이리되어가는지 모르지만, 대북전단 살포에 분노한 북쪽에서 김여정 명의로 니들 가만 안둔데이 하는 담화 나오기가 무섭게 이거이 잔소리 엄포가 아님을 입증하고자 함인지, 아니면 모종의 압박강도를 노림인지 뭔지 그 꿍꿍이를 알 수는 없지만, 급기야 관제데모까지 한 모양인데 

조금은 뜻밖에도 이름하여 탈북자 성토대회라

 

탈북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로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인용한 우리 공장 전언에 의하면 이 친구들 6일자 1면에다가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린 자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사진을 게재했거니와, 그 내용 얍싸시름해서 보니 평양종합병원 건설노동자 100여명이 불끈 쥔 주먹을 높이 휘두르는 모습을 포착했거니와, 그네들 피켓에 적힌 문구 이렇단다.

탈북자 쓰레기 죽탕쳐 버려야

왜 평양종합병원 건설노동자들일까? 이게 나로서는 좀 궁금하다. 

 

 

탈북자를 죽여야 한다는 북한노동자집회

 

 

김책공업종합대 교정에도 관제 학생데모가 있었다는데 이들이 든 피켓에는 '탈북자 쓰레기들에게 죽음을'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한다. 이쪽이나 저짝이나 대학생들이 암튼 최전선에 서는 일은 흔하다. 

 

김책공대 학생들 관제데모. 탈북자라는 말을 썼다. 

 

 

로동신문도 그렇고 저 사진이 제공한 그 성토 집회 현장 피켓도 그렇거니와, 탈북자라는 용어를 저들이 《탈북자》 라는 형식으로 사용한 점을 주목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 앞뒤로 깎지를 찡갔다는 것은 여전히 이 용어가 북한에서는 일반화하지 않았다는 증좌일 수도 있고, 덧붙여, 그것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어니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런 소식 자체가 철저히 북한이 남한을 겨냥한 기획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저 기사는 북한 국내용이 아니라 남한을 향한 기사다. 

저 소식을 전한 우리 기사는 집회 전면에 등장한 '탈북자'라는 용어를 주목했거니와, 

사실 이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 아니다. 북한에서는 몰래 국경을 넘는 행위를 '비법(非法) 월경'이라 칭하고, 그렇게 남한으로 간 이들을 '월남 도주자'라고 낮춰 부른다.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 살포

 

 

고 했지만,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탈북자는 이미 김정일이 사용했다. 

<김대중-김정일 2차 정상회담 대화록>

(서울=연합뉴스) 정일용기자 =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3시부터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정상회담은 북한 관행상으로 볼 때도 회담 탁자를 사이에 둔 `공식 정상회담'이었으며 김 위원장도 자신의 정장 차림인 `닫긴 양복'에 김일성 주석 배지를 달고 색깔 없는 안경을 착용하고 나와 외양상으로도 공식 정상회담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김대중 김정일 2000. 6. 15 

 

 

다음은 평양 공동취재단이 녹화중계한 두 정상간 대화록이다. 이 대화는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나눈 환담으로 4분 정도 중계됐다. 

김 위원장 : 잠자리라든가 편치 않지않았습니까?
김 대통령 : 예. 한국서 한번 꼭 가봤으면 하던 옥류관에서 냉면도 먹고.
김 위원장 : .. 인제 아침 오전..너무 늦다나니까 좀 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 없습니다.
앞으로 시간 여유 많이 가지시고 천천히 잘 드시기 바랍니다.
평양시민들은 대단히 흥분 상태에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이렇게 직접 방북의 첫길, 정말 용단을 내리셔서 이렇게 오신 데 대해서는 우리 인민들이 뜨겁게 마중했는데 그래도 인사차림이 제대로 되었는가  하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 : 위원장님께서 직접 공항에 나오시고 또 그렇게 수십만 시민들이 나오고 그래서 아주 저도 감사하기 짝이 없지만 남쪽에서도 아주..같습니다. 
김 위원장 : 남쪽에서, 내가 어제 밤 늦게까지 텔레비를 봤습니다.
남쪽의 엠비씨도 보고 ..남쪽 인민들도 아마 다 환영의 분위기고 특별히 또  실향민이라든지 탈북자에 대한 거 소개해서 잘..빨라지지 않겠는가 ..
..실제 우는 장면이 나와요 텔레비에 나오고.
김 대통령 : 외국기자들도 1천여명 기자들도 모두 기립박수 하고 그랬다고 그래요. 우리가 공항에서 악수할 때...
김 위원장 : 적들은 누가..구라파 사람들이 자꾸 뭐라 말하냐면 왜 은둔생활 하나 ..나는 과거 중국도 갔었고 인도네시아에 갔댔고 외국에 비공개로  많이  갔댔고 했는데 나보고 은둔생활이라고 하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되었다.
[2000.06.14 송고]

 

확실히 군 사열하는 폼은 김정일이 낫다. 

 

이 대화는 내가 당시 생중계로 시청했으니, 그때 김정일 입에서 탈북자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걸 보고 나 역시 좀 뜨악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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