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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토르첼로 Torcello, 때가 덜 탄 베네치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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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본섬에서 배 버스 타고 무라노Murano를 왼편으로 끼고 대략 사십분쯤을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북쪽 방향으로 가면 부라노Burano 섬에 닿는다. 부라노 직전 토르첼로 Torcello 라는 작은 섬이 있다.




이 섬은 아직 덜 관광화한 곳이라 저 북적함이 싫은 베네치아 방문객들에게 추천하고픈 곳이다.

성냥각 같고 스머프 마을 같은 부라노에 질려 그곳을 탈출하는 김에 어느 젊은 한국처자 둘과 동행하게 되고 그들이 누군가 토르첼로를 추천했다기에 나만 가 봤다.
말처럼 한적한 곳이었다.



이곳엔 고고학 유물로 전락한 오래된 성당 하나가 있다.
선착장에서 달랑 하나난 길을 따라 대략 십오분 내지 이십분 걸으면 닿는다.

이 성당은 6유로인가 하는 입장료를 따로 받는데, 첨탑을 오른다면 2유로인가 추가한다.



내가 유럽 각지를 떠돌며 비잔틴시대 모자이크화를 많이 봤지만 이만한 데를 보지 못했다.

모자이크화는 정문 안쪽 상단과 연단 중앙 뒤쪽에 다 있지만 정문쪽이 단연 좋다.

그 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었으되 보존상태와 그 힘이 단연 선두였다.



실로 아쉬운 점은 사진 촬영을 전면 불허한다는 것이다.
입맛만 다셨지만 그 감흥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모자이크화만큼이나 바닥처리가 나는 어느 성당을 가건 궁금했거니와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초창기 것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




내가 늘 말하듯이 우리가 믿는 고대 중세 건축물은 실은 없다.

무수한 땜질이 켜켜한 모습이 지금 우리한테 주어진 시각이니 실은 그 성당이 천년됐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모습은 실은 근현대기 재단장한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이쪽 성당이나 무슬림 성당을 보면 거개 반질반질 대리석을 깔았지만, 초축기에도 이랬으리라 나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 토르첼로 성당은 그런 의심을 단박에 풀어준다.




이 바닥 역시 중앙부엔 후대 보수 흔적이 있는듯 하나 회랑 바닥들을 보니 자갈과 시멘트를 섞어 깔았으니 맨질맨질 빙판길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문 나무문에 약간 틈이 보여 그곳으로 폰을 집어넣어 내부 모습 몇컷을 담아봤다.

(2017.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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