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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훈민정음 창제자가 세종임은 움직일 수 없다



'나랏말싸미' 논란 "역사 왜곡" vs "영화일 뿐"

송고시간 | 2019-07-24 19:26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둘러싼 송강호 박해일 주연 영화 '나랏말싸미'가 개봉하자, 그것을 누가 창제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좀 이는 모양지만, 이는 이 영화가 느닷없이 신미信眉라는 중을 등장케 해서는 그를 실상 그 창제의 주체자로 설정했다 해서, 그런 모양이나, 이는 개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훈민정음은 세종 창제 맞다. 신미가 생뚱 맞게 왜 등장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신미가 훈민정음 창제에 간여한 흔적은 눈꼽만큼도 없다. 


이는 무엇보다 훈민정음을 세종 어제御製라 한 데서 단적으로 확인한다. 그 창제를 둘러싼 모든 기록이 세종 어제라 하며, 무엇보다 세종 당대 기록을 토대로 해서 그의 죽음 직후에 편찬 완료한 세종실록에 그렇게 증언한다. 




혹자는 전통시대 왕권국가에서 모든 좋은 일은 왕을 주체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훈민정음 역시 실제 세종은 총감독관 역할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부러 그리 기록했다고 할지 모르나, 적어도 조선시대를 통괄해서 어제御製라는 말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를 모르는 자들이 함부로 내뱉은 가래침에 지나지 않는다. 


임금이 직접 만들지 않은 창작을 어제라 한 일이 없다. 증거 대봐라. 임금이 한 일이 아닌데 어제로 표현한 경우가 있는지. 


훈민정음과 관련한 초기 문헌을 봐도 어제와 非어제는 엄격히 구분했다. 훈민정음 창제 반포를 전하는 세종실록 28년 병인(1446) 9월 29일(갑오) 조를 봐도 국지어음 이호중국國之語音異乎中國으로 시작하는 그 유명한 글이 세종 친제임을 밝히는 한편 그 서문은 당시 예조판서 정인지鄭麟趾 글이라고 분명히 구분했다. 




더불어 훈민정음 창제 직후 그 음을 적용한 운자 사전 《동국정운(東國正韻)》을 봐도, 이건 세종의 명으로 편찬을 시작 추진 완성했으되, 그 실질 작업은 세종이 아니라  신숙주甲叔舟와 수집현전 직제학守集賢殿直提學 최항崔恒, 수직집현전守直集賢殿 성삼문成三問·박팽년(朴彭年), 수집현전 교리守集賢殿校理 이개李愷, 수 이조정랑守吏曹正郞 강희안姜希顔, 수 병조정랑守兵曹正郞 이현로(李賢老), 수 승문원 교리守承文院校理 조변안曹變安, 승문원 부교리承文院副校理 김증金曾이라고 똑똑히 밝혔다. 


세종 어간 찬성한 책을 전부 이런 식으로 어제와 비어제를 엄격히 구분했으며, 이는 이후 조선시대 내내 그러했다. 따라서 훈민정음이 세종 어제임은 하늘이 두쪽 나도 변할 수 없다. 


이에서 관건은 과연 세종 단독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 주변 사람들 도움을 받아가며 세종이 했는지가 되거니와, 이게 그리 큰 변수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물론 자료 수집 등에서 신하들 도움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훈민정음은 세종의 창안 맞다. 


월인석보



지독한 공부 벌레인 세종은 안 읽은 책이 없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세종은 내 보기엔 그 방대한 팔만대장경도 다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연 불경에 내재한 어문학 관련 자료도 검토했을 것이로대, 내가 아는 세종은 단순히 읽기 중독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사색하는 사람이다. 


내가 조선시대 역대 군주 27명 중 이런 사람으로 오직 두 명을 꼽거니와 세종과 영조가 그러하다. 이런 면모를 볼 적에 세종이 훈민정음 직접 창제 주체임은 한밤중 장작불을 보는 것만큼이나 분명하다. 


동국정운



이는 훈민정음 반포 직후 그의 행적을 봐도 더욱 뚜렷한데, 그는 공무원 채용 시험에 훈민정음 시험을 강제했다. 지금으로 치자면 교양 필수과목으로 삼아 그것을 통과해야 합격을 주고 상위 클라스 시험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그 자신이 창제한 문자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만큼 자기가 창제한 그것을 영원토록 후손들한테 물려주고자 한 원대한 꿈이었다. 


나 역시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되, 그것이 내가 원하는 답이라 해서 일부 종교계를 중심으로 신미가 진정한 훈민정음 창제자라고 부화뇌동하면서, 아울러 이번 영화를 빌미로 그런 추세가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은 단호히 배격한다. 


말한다. 


훈민정음은 세종이 창제자다.  



  • 고로 2019.07.25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시자 따위 중요치 않고 계급간의 투쟁에 집중하는 민중사관이 반영되는 영화인듯.. 평보니 영화는 더럽게 재미없다는군요

  • 고로 2019.07.25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이 훈민정음을 너무 완벽한 글자로 띄어주는데.. 세상에 완벽한 글자란 없죠.. 오랜세월 다듬어 지금처럼 정리된거지요.. 훈민정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왕이 혼자만들어 내놓으니 세종대왕이 천재인건 맞지만 덕분에 베타테스트가 충분치 못했죠.. 실생활에 사용하려니 띄어쓰기도 없고 마침표도 없고 통일된 맞춤법도 없어서 다들 지맘대로 쓰고..쓰이지 않는 글자도 있었고.. 모아쓰기라 인쇄술에 매우 불리해서 책자보급도 여의치 않았죠.. 글자 만들고 4백년 넘게 베타테스트 거치다 근대와서 정리되어 널리 보급된건데 너무 창시자에게만 이목이 집중되는것 같아욤.. 훈민정음 자체의 스토리도 유구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