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10일 오늘은 중국 고궁박물원(옛 고궁박물관)이 개관 100주년을 맞는다.
유의할 점은 이 고궁박물원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는 사실이다.
북경에 있는 본래의 고궁박물원과 그것이 분파해서 성립한 대만 대북 소재 고궁박물원이 있다.
두 박물관은 모두 한 군데서 뿌리를 두니, 북경 고궁박물원과 대북 고궁박물원에서 모두 지금이 100주년이라 해서 관련 행사들이 떠들썩하다.

1949년 12월 7일, 국공내전 최종전에서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공산당한테 우리 졌다 하고선 장개석이 이끄는 중국국민당은 그 정부를 몽땅 들고 대만으로 도망친다.
갈 때 빈손으로 날으지 않고 대신 돈이 될 만한 국보급 유물은 죄다 실어날았으니, 그렇게 해서 대만 고궁박물원은 정부는 그 출발이 영 모양새가 빠졌으나, 컬렉션 하나 만큼은 세계 유수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풍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대만 쪽 100주년이라 해서 국내 이 업계 종사자들도 앞서거니뒤서거니 대만으로 쪼르르 달려가기 시작했거니와, 이에서는 그 100주년을 맞아 북경 자금성에서 목하 그것을 기념해 개최 중인 기념전을 간단히 도판 위주로 소개하겠다.
작금 북경 쪽 기념전은 “백년수호百年守护”라는 제목을 내건 특별전을 개막했으니, 백년보다 딱 두 배 많은 200점 국보급 유물을 내어 놓았다.
이 백년은 곧 중국 문물 정책 100년이라는 뜻이라, 꼭 고궁박물원 소장품이 아니라 해도 중국을 대표할 만한 명품으로 꾸몄다.



개중 하나가 19년 만에 선보이는 연학방호莲鹤方壶라는 청동기물은 박물원 탄생 2년 전인 1923년 하남성 신정新郑에서 발견된 “정공대표郑公大墓”라는 무덤 출토품이다. 이 발굴은 중국 근대 고고학 탄생을 알린다.
선학仙鹤과 연꽃과 비룡飛龙, 그리고 꼬리를 말아 올린 호랑이를 장식한 화려청동기 대표작이다.
유의할 점은 이런 청동기가 저 무덤에는 세트로 출토되었다는 사실이다.
하남성박물원 소장 두 점 다 북경으로 뽑아 올렸다.


고궁 자체 소장품으로 명청 시대 거문고로는 유일한 “대성유음大圣遗音” 거문고도 나왔다.
제작이 섬세하기 짝이 없는 이 거문고 몸통에는 초서체 '대성유음'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보존처리 후 상태가 더 좋아져서 여전히 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자리에 빠질 수 없는 청명상하도清明上河图는 길이 5미터가 넘는 두루마리 그림 전체를 펼친다. 900년 전 송나라 수도 변경汴京의 번화한 풍광이 장대하게 열린다.


몇 안 되는 당대 이전 지견纸绢종 그림 진적 중 하나인 오우도五牛图 역시 선보인다.
소 다섯 마리는 표정이 각기 다르다.
하지만 시대가 오랜만큼 상흔도 적지 않아 전폭에 걸쳐 구멍 300여 곳이 확인됐다가 보존처리를 통해 새 그림으로 그겁났다.

서예가 왕순王珣 작품인 백원첩伯远帖 또한 선보이니 위진 서예 작품의 '살아있는 화석'이라 할 만하다고 소개한다.
그 유명한 왕희지 조카로 동진 시대에 왕씨 가문이 남긴 유일한 법서 묵적 진본이랜다.

시선 이백, 곧 이태백 글씨는 어땠을까? 상양대첩上阳台帖은 그의 유일한 글씨 진적이라는데 25글자로 표일飘逸을 잘 드러낸다 하거니와 대체 글씨를 논할 때 항용 보이는 저 표일이란 괴물은 뭘까? 궁금한 사람은 자금성을 찾아보기 바란다.
암튼 이런 요물들이 선보인다 하는 바, 혹 기회 닿는 분들은 찾아보셨음 한다.
대만 고궁박물원 쪽 움직임은 별도로 소개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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