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아비따레는 to live에 해당하는 이태리어 동사다.
저 단어만 알면 아래 예문 뜻은 대강 짐작할 것이다.
Abitare a Milano
밀라노에 가주하다
abitare in centro
도심에 거주하다.
abitare in città
도시에 살다
뭐 철자만 약간 다르고 같자나? 영어랑?
언어가 재밌는 현상 중 하나가 그 본래적인 의미는 공유하는데 그것이 다른 언어로 갈라지면서 주된 길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영어에서 저에 해당하는 가장 일반적인 말은 당연히 to live다.
그 명사형 life 역시 쓰임이 강력하다.
반면 habit라는 말은 습성 등등에 국한한다.
저 두 말 어원이 같다.
이태리어에서 h는 묵음인 까닭에, 원래는 h가 있었는데 탈락하고 아비따레가 되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른다.
한데 아비따레에 해당하는 habit이 그 본래의 의미를 지닌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habitant는 거주자라는 뜻이며
habitable은 어떤 곳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다는 뜻이고
habitat는 주로 동물 서식지를 말한다.
영어에 있는 h가 이태리어에서는 안보여 그렇지 저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태리어서 사용 빈례가 가장 많은 단어가 to be에 해당하는 essere와 함께 to have에 해당하는 avere다.
essere는 볼짝없이 화장품 에쎈스essence에 그 흔적을 남겼거니와, avere는 영어식으로 적으면 havere, 결국 어원이 영어 have와 같다.
한데 이 지랄맞은 아베레 동사는 지 맘대로 주어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데,
ho hai ha abbiamo avete hanno 따위가 그들이다.
어때? 이런 변화 양상을 보면 마침내 have의 흔적이 보이는가?
다만 h가 나타나도 여전히 묵음이라 저들은 각기 오 아이 아 아삐암모 아베레 안노라고 발음한다.
다시금 말하지만 나는 이태리어를 지금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다. (2017. 10. 18)
***
한국인이 대체로 외국어 습득이 어려운 족속이라 그 가장 큰 원인이 분석하려는 승질머리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나? 포기한지 오래다.
한데 저런 분석이 묘한 오르가즘을 주기도 한다. 더구나 나처럼 한때 언어학을 공부한답시고 한 사람한테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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