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THESIS

프랑코 정권, 로버트 마더웰 그림 검열 시도…새로운 문서로 확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1. 8.
반응형
추상화를 응시하는 사람. 2015년 베를린에서 전시된 로버트 마더웰의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애가, 126번>(1965~75). 이와 관련된 작품이 1958년 스페인에서 검열당한 바 있다. (사진: 게티 이미지)

 
스페인에서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 그림을 둘러싼 오랜 의문이 마침내 해소되었다.

프랑코 정권이 실제 추상 표현주의 화가인 마더웰 작품을 검열하려 했으며, 스페인 공화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제목을 지닌 한 작품은 제목을 바꾸도록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애가, 35번 Elegy to the Spanish Republic No. 35>(1954~58)을 중심으로 벌어졌는데, 이 작품은 검은 타원과 넓은 흰색 영역을 통해 스페인 내전Spanish Civil War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150점 이상 추상화 연작 중 하나였다.

현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소장한 이 그림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이 기획한 전설적인 전시회 "새로운 미국 회화(The New American Painting)"에 출품된 마더웰 작품 중 하나였다.

미국 정부 지원으로 진행된 이 순회 전시는 추상 표현주의를 미국 밖으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많은 사람이 이 전시회를 미국의 선전 활동으로 규정했으며, 아트큐리어스 팟캐스트 진행자 제니퍼 다살은 이 전시회가 "냉전 시대의 동조자들 간 동맹을 강화하고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문화적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수단이었다"고 평했다.) 

프랑코 정권이 스페인에서 전시회 개막에 앞서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애가 35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소문은 오랫동안 있었다.

1996년, 평론가 도어 애쉬턴Dore Ashton은 1958년 "새로운 미국 회화" 전시회가 순회 전시될 예정이었던 마드리드 당국이 마더웰이 작품 제목을 바꾸는 조건으로만 전시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마더웰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작품은 전시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은 검열 의혹을 제기했다. 

이전에 공개되지 않은 MoMA 기록 보관소 문서들이 애쉬턴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번 주 엘 파이스El Paí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드리드 당국은 마더웰에게 작품 제목을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언급 없이> 또는 <회화>로 바꾸도록 요구했다. 

"만약 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작가 동의 없이 그림 제목을 변경할 권한이 없으므로 전시와 도록에서 그림을 제외해야 할 것이다."

당시 MoMA 관장 르네 다르농쿠르René d’Harnoncourt는 마드리드에서 열린 "새로운 미국 회화" 전시 큐레이터였던 루이스 곤살레스 로블레스Luis González Robles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MoMA 국제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포터 맥크레이Porter McCray가 마더웰에게 스페인에서는 원래 제목으로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리자, 마더웰은 더 이상 마드리드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차라리 마드리드에서 제 그림은 하나도 전시하지 않는 게 낫겠습니다."

마더웰은 이후 MoMA 설립자이자 관장이었던 앨프레드 H. 바Alfred H. Barr에게 편지를 써서 박물관을 논란에 휘말리게 한 데 대해 사과했다. 

엘 파이스 보도는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애가 35번'에 관한 한 가지 지속적인 의문, 즉 이 그림이 전시회 이전에 촬영된 스페인 뉴스 영상에 등장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만약 그랬다면, 이 그림은 검열을 피해 전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MoMA 문서는 프랑코 정권 반발에 직면한 사람이 마더웰뿐만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엘 파이스 보도는 전후 시대에 거친 질감의 그림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카탈루냐 출신 화가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Tapiès 메모도 인용했다. 

타피에스는 스페인 정부 승인 하에 개최되는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맥크레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페인이 자유로운 나라이고, 화가들이 작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우호적인 환경 덕분에 훌륭한 회화 작품이 많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여기저기서 스페인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