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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빙하기 도살 도구는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간 고대 인류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증거, 중국 구석기 분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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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드 박물관Field Museum

링징Lingjing 유지에서 발견된 뼈 내부에서 자라나는 결정들. 이 결정들을 통해 유적과 그곳에서 발견된 도구들 연대가 14만 6천 년 전 빙하기로 추정되었다. 사진 제공: 잔양 리

 

중국 중부에서 과학자들은 10년 넘게 고대 인류가 동물을 도살한 유적을 발굴하고 연구했다.

수많은 뼈 사이에서 고고학자들은 상당한 지능과 창의성을 필요로 했을 복잡한 석기 도구들을 발견했다.

뼈 내부에서 자라나는 결정들을 분석한 결과, 이 유적이 14만 6천 년 전 빙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이 지역 초기 인류가 풍요로운 따뜻한 시기 덕분에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기존 통념에 도전한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 동아시아 고고학 부큐레이터이자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주저자인 유차오 자오(Yuchao Zhao)는 "사람들은 흔히 창의성이 풍요로운 시대에 번성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석기들이 혹독한 빙하기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려운 시기는 우리에게 적응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자오와 그의 동료들은 중국 산둥대학교 장양 리(Zhangyang Li) 교수를 중심으로 중국 중부의 링징(Lingjing) 유적에서 발견된 석기들을 연구했다.

링징은 호모 줄루엔시스(Homo juluensis)라고 불리는 초기 인류가 거주한 곳으로, 이들은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사촌 격이며, 우리 조상과 교류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링징에서 발견된 14만 6천 년 된 도살용 석기 제작에 사용된 석기 중 하나. 사진 제공: 유차오 자오

 

호모 줄루엔시스는 매우 큰 뇌 크기를 비롯해 동아시아 초기 인류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들이 놀랍도록 혼합되어 나타난다.

최근까지 고고학자들은 중기 플라이스토세 후기(30만 년~12만 년 전) 동아시아 고대 인류가 유럽과 아프리카에 산 초기 인류에 비해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링징에서 발견된 석기들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구 제작 방식

링징에서 발견된 원반형 돌 몸돌들disk-shaped stone cores은 언뜻 보기에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자오와 그의 동료들이 분석한 결과, 이 석기들은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직된 도구 제작 과정 일부였음이 밝혀졌다.

호모 줄루엔시스 사람들은 작은 돌을 큰 석기에 부딪쳐 이러한 석기를 만들었다.

일부 석기는 양면이 비교적 고르게 가공되었지만, 다른 석기들은 더욱 정교하게 구조화했다.

한쪽 면은 주로 부딪치는 표면으로 사용했고, 다른 한쪽 면은 날카로운 조각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듬었다.

이러한 비대칭적인 석기는 고대 인류가 단순히 돌에서 무작위로 조각을 떼어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그들은 석기를 3차원적인 물체로 인식하고, 각 면에 다른 역할을 부여하며, 유용한 조각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절한 각도를 유지했다.

자오는 "이것은 단순히 조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계획, 정밀함, 그리고 돌의 특성과 파괴 역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기술이었다"고 말한다.

"이 시스템의 근본적인 논리와 그것이 반영하는 인지 능력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과 아프리카의 인류 조상과 흔히 연관되는 중기 구석기 시대 기술과 중요한 유사점을 보여주며, 이는 고도의 기술적 사고가 서유라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시간표를 다시 쓴 결정체들

따라서 링징에서 발견된 호모 줄루엔시스의 석기 유물은 그곳 사람들이 복잡한 사고와 창의성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이 이 도구들이 제작된 시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추정치를 수정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졌다.

링징은 호모 줄루엔시스가 사슴과 같은 동물을 사냥하고 도살한 유적으로, 석기 도구와 함께 동물 뼈가 발견되었다.

그중 사슴과 비슷한 동물의 갈비뼈 뼈에는 반짝이는 방해석 결정calcite crystals이 들어 있었다.

방해석 결정에는 미량의 우라늄이 함유되어 있는데, 우라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토륨으로 분해된다.

과학자들은 방해석 결정에 존재하는 우라늄과 토륨 비율을 측정해 결정의 연대를 알 수 있다.

"뼈 속의 방해석 결정은 마치 자연 시계처럼 작용하여 유적 연대를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자오 연구원은 말한다.

이전에는 링징에서 발견된 석기 도구 연대가 최대 12만 6천 년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방해석 결정의 존재를 통해 약 2만 년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작지만 중요한 차이다.

"이 도구들이 기존에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오래된 것뿐이지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자오 교수는 말한다.

"플라이스토세 동안 지구는 추운 빙하기와 그 사이의 따뜻한 시기를 반복적으로 겪었습니다.

우리는 이 도구들이 따뜻한 간빙기였던 12만 6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지만, 결정 분석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연대에 따르면 일부 도구는 실제로 혹독한 빙하기였던 14만 6천 년 전에 만든 것입니다."

이 석기 유물들의 새로운 연대 측정 결과는 창의성이 풍요로운 시대의 사치라는 기존의 생각을 재고하게 한다.

오히려 창의성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적응 수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의 혁신, 지능, 그리고 인류 진화에 대한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자오 교수는 덧붙였다.


Publication details
Earliest centripetal flaking system in eastern Eurasia reveals human behavioral complexity in late Middle Pleistocene China, Journal of Human Evolution (2026). 

Journal information: Journal of Human Evolution 
Provided by Field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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