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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세계유산 자격 박탈? 통하지도 않고 통할 수도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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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 와중에 조선일보가 발행한 이 사진 한 장이 이 사태 모든 것을 한 눈에 조망한다.


 
종묘 앞 세운상가 재개발 방식을 두고 전개하는 사태 양상이 점입가경이라, 심각히 받아들일 구체가 한둘이리오만, 개중 하나가 국가유산청, 옛 문화재청의 독자행정력 상실 또한 개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김포 장릉에서 하도 장렬하게, 것도 일방적으로 얻어터진 트라우마 때문인지, 그게 아니면 이게 맞는 듯 싶은데 모든 결정을 확고한 법적 기반에 따르지 아니하고선 자의하는 인간 판단 개입 여지를 너무나 많이 열어두고선 그때마다 그 결정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아니하는 민간자문기구 국가유산위원회에 모든 것을 떠넘겨버리는 구조가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재앙이라 보는 편이 정확할 텐데,

역부족에 밀린 국가유산청이 급기야 유네스코를 향한 구걸 읍소 행각에 나섰으니 

슬슬 이 문제를 유네스코로 가져가겠다는 밑밥을 깔더니만 어제는 기어이 국가유산청장 입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방식대로 종묘 전면에 140미터짜리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겁박을 쏟아냈으니

어찌하다 국가유산청이 이 모양 이 꼬라지고 전락하고 말았는지 통탄 또 통탄할 일이다.

얼마나 쥔 카드가 없었으면 유네스코에 손을 벌리겠는가?

미안하나 유네스코는 우리가 적지 않은 돈 내서 우리가 주무르는 강아지지, 어찌하여 그런 덜떨어진 기관에다가 도와달라 읍소한단 말인가?

걸핏하면 유네스코로 쪼르륵 달려가서 도와줍쇼 굽신굽신 하는 일은 시민단체들이나 하는 짓이지, 어찌하여 우리 정부기구가, 그것도 중앙정부 기관이 자체로 사태를 해결할 힘이 없어 저딴 거지 같은 기구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린단 말인가?

지들이 뭔데 저딴 데다가 우리의 운명을 맡긴단 말인가?

세계유산? 그딴 허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세계유산 지위 박탈? 그래 비근한 예로 독일 드레스덴 계곡이 다리 건설 하나로 하루아침에 그 지위를 잃었다 해서, 또 몇년 전인가 epl 프랜차이즈 에버튼FC 홈구장 건설이 대표하는 신개발 구상에 따라 리버풀 옛 항구가 세계유산 밴드 벗겨짐을 당했다 해서 그걸로 저들 국가가 눈 하나 꿈쩍하던가?

그때문에 저런 일이 저들 국가엔 불명예가 되었으며 그래서 그 일로 관광객이 줄었단 말인가?

세계유산? 걸쳐도 되고 안 걸쳐도 눈꼽만큼도 상관 없다.

세계유산이 대단한 훈장이나 되는양 치부하지만 그래 솔까 종묘가 세계유산이건 말건, 그렇다 해서 지금과 같은 대접을 덜 받고 더받고 하겠는가? 암짝에도 영향 없다. 

자체 행정력 상실 조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본격으로 뛰어들었다는 데서도 더욱 분명하게 감지하거니와,

이제나저제나 국가유산청 보기를 눈엣가시처럼 하는 문체부에서는 내가 볼 때는 전임 윤석열 정부 시절 유인촌 장관 시대에 아주 흡수통합으로 노골화했다고 보는데, 그런 움직임이 이번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더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이 감지되거니와 

틈만 보이면 문화재 행정 개입을 노리던 저들 문체부한테 이번 세운상가 사태는 날개를 달아준 형국이었으니,

이때다 싶었는지 문체부는 잽싸게 최휘영 장관이 나서 아예 이번 사태를 현정권 대 과거정권 권력투쟁 구도로 삼는 모습을 뚜렷이 보였으니,

재수없는지 아니면 다르게 봐야 하는지는 자신이 없지만, 마침 이 세운상가 대규모 고층 개발을 밀어부치려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렇게 이 정권이 짓밟아 버리고자 하는 국민의힘 소속 아니던가?

결국 이번 사태 전개에 국가유산청은 그 어느 곳에서도 자체 대응 혹은 판단결정력도 상실하고선 제갈성렬 해설마냥 목소리 핏대만 높이고서는 고래고래 고함만 빽빽 지르면서, 그것을 국민정서라 호소하는 카드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 일이 저네들 생각대로 고층건물 신축을 막는다 생각해 보라.

국가유산청으로서는 실은 끔칙한 일이라 모든 공은 문체부로 돌아가고 만다.

미안하나 어느 누구도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잃는다 해서 관심 없다.

세계유산 세계유산 하니 뭔가 대단하다 착각하는 모양인데 까고 보면 뭣도 아니다.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 잃는다 해서 그걸로 마치 국권을 상실한 듯 시일야방성통곡할 사람 늘렸을 것 같은가?

미안하나 이번 사태 전개를 보면서 그래도 명색 저쪽 문화재로 수십 년 발 빌어먹은 나로서도 기분 더럽기 짝이 없는 것은 그래 지금이나마 그래도 저런 고층건물이 종묘 앞에 들어서는 안 된다 하지,

막상 저 서울시 구도대로 대규모 건축 단지가 들어서고 그 인근으로 저네들 공언대로 녹지공원 대규모로 들어섰을 때는 어느 누구도 지금과 같은, 다시 말해 그대로 문화재 하나는 지켜야 한다 해서 그나마 호소력을 지닌 목소리조차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래 저 의도대로 진짜 세운상가에 대규모 건물 들어서고 녹지공원 들어서 봐라!

다들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다.

이것이 몹시도 나를 분노케 한다.

너무 비관한다 하겠지만 이 시대 문화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이 이것이다. 그래 한류 바람 기대어 문화, 혹은 케이컬쳐 해서 문화가 대단하고, 그 한 귀퉁이 우리것이 소중하다는 그 주의에 기반해 문화재 역시 존재가치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저와 같은 개발문제가 대두할 때 문화재가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다.

틈만 나면 문화재는 빗장을 해체하는 일이었으니 규제 완화라는 그럴 듯한 구호 아래, 문화재는 빗장만 주구장창 뜯어제끼다가 이제는 더는 열어줄 빗장도 없게 되고 말았다.

물론 이런 일방하는 수세가 반드시 나쁘기만 하겠는가?

이번 세운상가 사태는 마침 그 엔진을 단 데가 과거 여당, 현 야당 지자체장이어서 그렇지, 저가 만약 그 반대편 여당이었다면? 실은 이게 더 끔찍하고 아찔하다.

아무튼 문화재로서는 수세 전환과 그 타개를 위한 읍소 작전은 문화재 관련 법은 규제라는 본래하는 투쟁심을 야기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규제 완화라는 미명 아래 곳간 열쇄까지 내주게 된 문화재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그에 저항하면서 그 개발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 정비 명분을 마련했으니, 

오세훈이 꼴보기 싫은 여권으로서는 가뜩이나 절대하는 원내다수당이라는 폭력에 힘입어 저 오세훈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신속처리할 것으로 본다.

물론 이런 방향도 내년 지방선거 방향에 따라 확 바뀌겠지만 말이다.

아 저 세운상가만 생각하면 이 찬란한 가을이 몹시도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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