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오늘인 줄 알았더니 재작년 오늘이라
저때 폼페이라는 데를 처음으로 가 봤을 것이다.
그러고선 1년 뒤 애들이 합류했을 적에 다시 한 번 갔다.
애들한테 이런 데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으로 갔으니, 그네들한테 폼페이가 무슨 감흥이 있으랴?
데면데면했다.
대략 3만 명 이상이 거주하던 당시로서는 대도시인 이 폼페이가 서기 79년 베수비오 산 폭발에 일순에 매몰했으니 저것 하나로도 이탈리아는 축복받은 나라라
워낙 유명세가 있는 데지만 남자 고등학생, 그리고 곤충에 미친 어느 대학 남자 복학생한테 저런 데가 무슨 이렇다 할 감흥이 있겠는가?
하도 넓은 도시라 걷는 데만도 진을 뺐으니, 편의시설이라곤 그 넓은 도시 전체에서 딱 한 군데.
오직 그곳만을 가고자 했으니 나라고 무에 다름이 있겠는가?
로마 테르미니 역에서 준비한 샌드위치 두 개랑 제로콜라는 이미 동이 난 상태였으니, 그땐 폼페이 매점도 더 형편없어 장소도 달랐고, 음료수 하나 사 먹으려 해도 기다리는 줄이 너무 많았으니 더 곤혹스러웠다 해야겠다.
작년에 가서 보니 이젠 제법 편의시설로 규격을 갖추어 그런 대로 꾸며 새로운 장소에 개장했으니 사정은 나아졌다 해야겠다.
하루씩 두 번을 투자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이제는 단순히 나 봤다를 넘어 무엇인가를 기획하고 남겨야 하는 시기 아닌가 한다.
그래 저 폼페이만 해도 오죽 많이 내가 떠들었는가?
꼭 내 친구 충배 놀리는 재미가 아니라 해도, 이젠 내가 가야 할 길을 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폼페이 하나 써 봐?
이걸 그냥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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