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자 이런 일이 있었다.
그래 발생은 좀 됐으니 전 정권 시대 최고권력자 마누라가 경복궁 근정전에 쓰레빠 질질 끌고 들어가고, 1분인지 몇 분인지 암튼 그 어탑에 올라 앉아 보기도 했다 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거니와,
이 논란을 보면서, 또 이를 둘러싼 정치권 망신주기를 보면서 나는 언제나 물었다.
"So what?"
그래 쓰레빠 신고 들어갔어! 그게 무슨 죄가 되냐? 고작 경범죄 과태료 아냐?
그래 어탑에 올랐어! 그래서 무슨 죄로 어떻게 처벌할 건데? 고작 경범죄 과태료 아냐?
저 사태 혹은 저 일을 소비하는 양태가 내가 바로 앞에서 말한 딱 그 신민론이었다.
세상은 국민주권론을 설파하고 그것을 헌법으로 보장한 21세기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날더러 조선왕조 혹은 대한제국으로 돌아가 신민이 되라 강요하더라 이거지?
그래서 이 신민론은 추앙과 경배를 강요하고 윽박한다.
그 근엄한 조선왕 정무하는 장소 근정전에는 쓰레빠를 신고 들어가서도 안 되고, 반바지 배꼽티 차림도 곤란하고, 더더구나 그 신성한 어탑에서 올라서는 안 된다고 말이지?
그러면서 나는 물었어.
"왜 안 되?"
근정전에 쓰레빠 질질 끌고 왜 못 들어가며
근정전 어탑에 내가 왜 올라선 안 되?
왜? 왜? 왜?
어탑에 그 누구도(청소하는 사람만 빼고) 올라선 아니된다 질타하거나 조롱할 생각 마라!
나는 왜 올라서는 아니 되는가를 물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 그 어탑이 조선시대 왕이 앉던 바로 그 어탑이라면, 문화재 보존 보호 차원에서 그럴 수 있다고 쳐.
근데 당신들 아는가?
그 어탑도, 그 뒤켠 일월오봉도 모두 야지리 베니어 합판으로 대강대강 짜서 갖다 놓은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간단히 말해 누구나 앉아도 되고, 누구나 올라가도 되는 자리다.
한데 왜 올라서는 안 되는데?
그래 얄밉기는 하다. 나는 오르지 못하는 데를 지만 올랐으니 얼마나 아니꼽고 배가 아프겠는가?
다만 저 해프닝을 보면서 우리가 시종해서 물어야 할 것은
나는 왜 근정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나는 왜 어탑에 오르지 못하는가?
이것이다!
근정전은 한때 신성했을지 모르나, 21세기 민주공화정 대한민국 시대에 내가 그 신성성을 구현해야 하는 이유는 하늘에도 땅에도 없다.
문제는 저기에 오른 권력자 마누라가 아니라, 오르지 못하게 막고, 들어가지 못하게 막은 국가유산청이다!
더더구나 그런 국가유산청 정책을 암묵으로 찬동한 대한민국 국민이 등신이다.
나는 조선왕조 신민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다.
저도 올랐으면 나도 올라야 한다.
올라서 나도 왕이 된 기분 한 번 내 보면 기분 째지지 않겠는가?
왜 왕의 남자 이병헌만 올라야는가?
누구나 왕인 시대, 누구나 머슴인 시대, 그것이 민주공화정이다.
[종묘論] (2) 강요하는 숭배, 난 조선왕조 신민이 아니다!
https://historylibrary.net/entry/jongmyo-6
[종묘論] (2) 강요하는 숭배, 난 조선왕조 신민이 아니다!
숭배를 강요하지 마라.나는 조선왕조나 대한제국 신민이 아니라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의 국민이요 서울 시민이다. 나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대한민국 국민national이며, 주민등록법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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