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술5 술은 겨울 모자, 머리 깎은 중한테 한 잔 권한 백운거사 나야 세상에 나온지 이제 30년 조금 넘었고 술 주자 주력은 당연히 그보다 짧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느낀 점 중 하나는 술은 좀 추워지는 겨울에 마시는 것이 좋더라는 거다. 눈내리는 겨울 밤 운치도 운치려니와, 술이 들어가면 몸에 열이 오르는데 특히나 여름날 진탕 마시면 얼굴에 땀이 흥건해져서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니 오래 술자리를 이어가기엔 겨울이 그나마 제격이다. 난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고려시대에도 술이 들어가면 후끈해져서 따숩게 겨울 밤을 보내는 분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느 겨울날, 우리의 백운거사께서 술상을 봐 놓고 지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그런데 그 지인이 다름아닌 스님! "거...안되는데..." 뻘쭘했는지 쭈뼛거리며 술잔을 받는 스님을 보며 이규보 선생님은 이렇게 농담.. 2023. 5. 10. 술독에 빠져 산 사십년 워낙 짧은 문고본이라 이건 순식간에 읽었다. 더구나 내용이 개콘에 방불한다. 우습겠지만 난 생긴 것과는 달리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한다. 그렇다고 술 권하는 사회에서 억지로 안 마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선천적으로 술 분해 효소를 몸에서 분비하지 못한다. 이는 선친이 바로 그러했는데 아마도 그 체질을 유전학적으로 물려받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내가 고주망태 인사불성이 되어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술은 나한테는 고역이다. 그런 까닭에 여파도 오래 간다. 더구나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기자사회의 술 문화는 개판이라. 걸핏하면 위하여 개나발을 외치며 폭탄주를 강권했다. 입사 초반기 이래 한동안 나는 회식이 있는 날이면 오금이 저렸다. 덕분에 술로 인한 실수 추태는 내 .. 2020. 8. 21. 내가 잘한 일 vs. 못한 일 A. 잘한 일 1. 종교는 근처에도 가지 않음 2. 술은 입에도 대지 않음(실은 체질이 그럼)3. 골프를 치지 않음 B. 못한 일 1. 종교는 근처에도 가지 않음 2. 술은 입에도 대지 않음(실은 체질이 그럼)3. 골프를 치지 않음 이것이 내가 해고된 이유임 2020. 3. 1. 늙어서 안 사실...술은 입으로, 사랑은 눈으로 WILLIAM BUTLER YEATS가 1916년에 낸 시집 Responsibilities and Other Poems에 수록된 아래 시. 한데 이 시가 사람을 환장케 하는 까닭은, 딱 보면 뭔가 있어 보이는데, 대체 이를 통해 전하려는 그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감조차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이츠는 명구 제조기다. 각종 명언이라는 명언은 다 쏟아내고 죽는 바람에 후세 시인들이 더 새로운 구절을 찾아 헤매게 했으니, 그의 이런 공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래 유례가 없던 일이다. 그는 세치 혀로 살다간 사람이다. 술은 입술로, 사랑은 눈으로....이것이 죽기 전에 우리가 깨닫게 되는 진리라고 설파하는 그가 느닷없이 술잔 들어 입술에 갖다 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쳐다 보면서 왜 푹 한숨을 지어야 했을까? 그.. 2018. 11. 24. 한잔 죽 들이키고 마음 푸시게나 친구 배적(裴迪)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酌酒與裴迪] 왕유(王維) 여보게 술 한 잔 받고 그대 마음 푸시게나인정이란 물결처럼 자주 뒤집히기 마련이네백발까지 사귄 친구라도 칼 쥐고 경계하며 먼저 출세길 달리면 거들먹이며 깔본다네풀이야 가랑비만 맞아도 젖기 마련이고 가지 위 꽃피려 하면 봄바람도 차가워진다네.세상사야 뜬구름이니 물어 무슨 소용있겠나?차라리 느긋이 은거하여 새참이나 더 드시게 酌酒與君君自寬, 人情飜覆似波瀾.白首相知猶按劍, 朱門先達笑彈冠.草色全經細雨濕, 花枝欲動春風寒.世事浮雲何足問, 不如高臥且加餐. 중문학도 홍상훈 인제대 교수 페이스북 포스팅을 옮겨오되 약간 손질했다. 2018. 4.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