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IAM BUTLER YEATS가 1916년에 낸 시집 Responsibilities and Other Poems에 수록된 아래 시. 한데 이 시가 사람을 환장케 하는 까닭은, 딱 보면 뭔가 있어 보이는데, 대체 이를 통해 전하려는 그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감조차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이츠는 명구 제조기다. 각종 명언이라는 명언은 다 쏟아내고 죽는 바람에 후세 시인들이 더 새로운 구절을 찾아 헤매게 했으니, 그의 이런 공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래 유례가 없던 일이다. 그는 세치 혀로 살다간 사람이다.
술은 입술로, 사랑은 눈으로....
이것이 죽기 전에 우리가 깨닫게 되는 진리라고 설파하는 그가 느닷없이
술잔 들어 입술에 갖다 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쳐다 보면서 왜 푹 한숨을 지어야 했을까?
그의 말대로라면, 술도 입으로 들어오고, 그 술잔 너머 저쪽에 앉은 내 사랑도 내 눈으로 들어오는데, 왜 한숨이란 말인가?
이런 깨달음을 예이츠는 늙어 죽기 전에야 안다고 했다.
너무 늙었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었을까?
너무 늦게 알았다는 뒤늦은 후회일까 한탄일까?
의뭉함이 꼬리를 문다.
원주 거돈사지 금당터 본존불 대좌에서
A Drinking Song
BY WILLIAM BUTLER YEAT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나중에 그래 정말 그래 하며 깨닫는 건 이뿐
그러고선 우린 늙어 죽고 말지.
나는 술잔 들어 내 입술에 대며
당신 바라보고선 한숨만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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