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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장진주將進酒, 술로 토해낸 이태백李太白의 허무虛無 고주망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환락의 갈구가 아니라 시름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태백太白이 말한 '만고의 시름[萬古愁]'은 무엇이겠는가? 허무 아니겠는가? 덧없음 아니겠는가?살고 싶다는 발악 아니겠는가? 그리움 아니겠는가? 갈구 아니겠는가? '但願長醉不願醒'...바라는 건 오직 오래도록 고주망태 되어 깨어나지 않았으면 할 뿐이라는 말에서 클라이막스를 이룬다고 나는 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태..
마주하고 마주해도 싫증나지 않는 이 경정산 뿐 한시, 계절의 노래(269)홀로 경정산에 앉아(獨坐敬亭山)[唐] 이백(李白) / 김영문 選譯評 새들은 높이 날아사라지고외로운 구름 홀로한가롭게 떠가네서로 바라보며싫증내지 않는 건오로지경정산 뿐이네衆鳥高飛盡, 孤雲獨去閑. 相看兩不厭, 只有敬亭山. 경정산(敬亭山: 安徽省 宣城市 소재)은 흔히 강남시산(江南詩山)으로 불리는 명산이다. 명산이라고 하면 높이가 꽤 높을 걸로 생각하지만 해발 317미터에 불과하다. 하지만 동서 10여 리로 이..
음주운전에 서러움 북받쳐 한시, 계절의 노래(195)동정호에서 놀다 다섯 수(遊洞庭湖五首) 중 넷째[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동정호 서쪽엔가을 달 빛나고소상강 북쪽엔이른 기러기 날아가네배에 가득한 취객백저가 부르는데서리 이슬 가을 옷에스미는 줄 모르네洞庭湖西秋月輝, 瀟湘江北早鴻飛. 醉客滿船歌白苧, 不知霜露入秋衣.중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새롭게 확인한 충격적인 사실 가운데 하나는 이태백이 자신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의 집에서 병사한 일이었다. 나는 어릴 때 “달아 달..
밤에 생각하는 고향 한시, 계절의 노래(185)고요한 밤 고향 생각(靜夜思)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침상 맡에빛나는 달빛땅 위에내린 서리인가고개 들어산 위 달 바라보다고개 숙여고향을 생각하네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 擧頭望山月, 低頭思故鄕.군더더기가 없다. 시에서는 같은 단어의 중복을 기피하지만 월(月)과 두(頭)를 중복해서 썼다. 그럼에도 중복해서 쓴 느낌이 없다. 차가운 달빛을 서리에 비김으로써 나그네 독수공방의 냉기와 고독을 뼈저리게 드러냈..
가을 강물 타고 내려가며 한시, 계절의 노래(178)가을에 형문으로 내려가다(秋下荊門)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형문에 서리 내려강가 나무 휑한 때에베 돛은 무탈하게추풍 속에 걸렸네이번 길은 농어회를먹으려는 게 아니라스스로 명산 좋아섬중으로 들어가네霜落荊門江樹空, 布帆無恙掛秋風. 此行不爲鱸魚鱠, 自愛名山入剡中.아미산 반달을 데리고 이백은 어디로 갔을까? 「아미산 달 타령(峨眉山月歌)」에서 제시한 경로대로 평강강의 청계를 떠나 투주(渝州: 지금의..
천문산 바라보는 이태백 한시, 계절의 노래(175) 천문산 바라보며(望天門山)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천문산이 중간에 끊겨초강이 열리니벽옥 강물 동류하다북쪽으로 감아도네양쪽 강안 푸른 산이마주한 채 튀어나오자외로운 돛 한 조각태양 곁에서 다가오네天門中斷楚江開, 碧水東流至北回. 兩岸靑山相對出, 孤帆一片日邊來.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곳곳의 강산을 유람해보면 강이 산을 꿰뚫고,..
서리 같이 선 왜가리 한시, 계절의 노래(163)흰 왜가리(白鷺鶿)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흰 왜가리 가을 물로내려앉는데외롭게 나는 모습서리와 같네마음도 여유롭게떠나지 않고모래톱 가에우뚝 서 있네白鷺下秋水, 孤飛如墜霜. 心閑且未去, 獨立沙洲傍.가을 물 가에 우뚝 서 있는 왜가리를 보고 이백이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너무나 깨끗하고 고고하다. 이백의 생애를 훑어보면 기실 이런 모습과 꽤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백은 불우한 현실에 맞서 파격적이고 ..
가을 서리처럼 내려앉은 백발 한시, 계절의 노래(154)열일곱수 추포가(秋浦歌十七首) 중 열다섯째[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하얀 머리카락삼천 장(丈)인데시름 따라 이처럼길어졌구나모를레라 거울 속에비친 저 모습어디서 가을 서리얻어왔을까白髮三千丈, 緣愁似箇長. 不知明鏡裏, 何處得秋霜. 통 큰 시름이라고 해야 할까? 이백은 백발을 시로 읊으면서도 특유의 과장법을 사용한다. 백발이 삼천 장(丈)이라니... 말이 되는가?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