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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317

좌절한 신라왕경 복원계획 경주시가 추진한 신라왕경 복원계획은 좌절되었다. 며칠간이나 그제나 저제나 언론보도가 날 것 같아 기다리다가 아무데도 언론 보도가 없어 내가 대신 한다. 문화재위원회는 요저납시 세계유산 사적 건축의 3개 분과 합동회의를 갖고 경주시가 확정한 신라왕경 복원 계획을 보고받았지만 문서는 반려했다. 이날 문화재위는 경주시가 신청한 이 계획을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 해서 경주시의 문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 문화재위 50여년 역사에서 문서 접수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위가 이리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경주시의 왕경 복원 계획이 경주 시내 중심지역의 사업 대상지들인 월성과 황룡사지 등등이 '복원' 중심이었던 까닭으로 알려졌다. 황룡사지에다가 9층 목탑과 강당을 세우겠다고 했는가 하면, 월성에는 신라.. 2023. 5. 20.
10미터 지하에 쳐박은 흉노 무덤, 그래도 도굴은 피하지 못했다 이런 흉노무덤은 깊이가 10미터 안팎인데 예외없이 도굴됐다. 내가 연전에 몽골 노용 올(노인 울라) 현장을 둘러보니 얕은 봉분이 예외없이 있다. 나는 이 표식이 도굴을 불렀다고 본다. 나 여기 있으니 도굴하라는 안내판에 다름 아니다. 저런 무덤 만들기도 지랄 같지만 도굴하기도 더 지랄 같다. 도굴하다 심심찮게 매몰사고 나서 죽었을 법한데 아직 그런 흔적 찾았다는 보고는 없다. 도굴이 가능했던 이유는 보물을 묻었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면 흉노를 뭉갠 오환이 흉노무덤을 다 팠다는데 이들이 도굴 주범 중 한 명이다. 물론 이후에도 간단없는 도굴이 있었다. 이 도굴이 두려워 칭기스칸은 유언으로 아예 봉분 흔적조차 없애버리고 말발굽으로 짓밟아 버리게 한다. 위 무제 조조 역시 이런 방식을 썼다가 근자에 그 무덤이.. 2023. 5. 1.
I had a dream, back to 2016 《 I have a dream 》 문화상품이라 해도 좋고, 요새 유행하는 표현을 빌려 문화콘텐츠라 해도 좋다. 나에겐 꿈이 있으니, 고고학 발굴기를 문학의 당당한 장르 중 하나로 정립하고 싶다. 이를 문화콘텐츠라 하자. 실제 그리 만들고 싶으니깐 말이다. 인문학이 죽어가고 고고학이 죽어간다지만, 나는 그 죽어가는 것이 실은 당당히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꿈이 있다. 발굴만이,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하는 연구만이 고고학이라는 환상을 깨뜨리고 싶은 꿈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고학은 이 모든 것을 토대로 구축하는 교향곡이다. 그것은 향연이요, 그것은 카니벌이요, 페스티벌이다. 어찌 땅 파고 유물을 캐어내며 유구를 확인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만이 고고학이리오? 그것을 토대로 그것을 소비하는 모.. 2023. 4. 25.
2010~12년 대한민국 문화재 실록 나는 저 시기 KBS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매주말 혹은 매주 일요일 10분 정도 전화인터뷰 형식으로 그 주 화제가 된 문화재계 소식을 전달하는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출연료라 해 봐야 회당 6만원인가 하던 시절이라, 얼마 되지 아니했지만, 썩 보람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초대를 응락했으니, 첨부 파일이 그 모든 원고를 정리한 것은 아니고 누락이 제법 있을 것이로대, 아무튼 당시로서는 그것들을 정리해서 갈무리해 둔다 하는 것이 저런 형식으로 남았으니 기적이라 하지 않겠는가? 요새야 이런저런 자료가 모조리 축적되고 또 키워드 검색 하나로 그때 일을 검출하는 시대지만, 그래도 저런 형식의 실록이 의미가 썩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공개한다. 돌이켜 보니 참말로 요란스럽게 살았다. 2023. 4. 16.
2017년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문화와 도교 4강 내가 해직이라는 팔자에도 없는 복을 누리던 시절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총 4회에 이르는 신라도교 특강 기회를 주어 내가 생각하는 도교문화 중요성을 설파하려 한 적 있다. 나로서는 참말로 소중한 기회였으니, 이 자리는 당시 유병하 관장(현 한성백제박물관장) 특별 지시로 마련한 것이었다. 내가 이런저런 일로 가끔 저와 같은 특강 혹은 강연 비슷한 자리에 경주로 불려가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저쪽 영남 쪽에서 김태식 견제는 더 심하다는 걸 안다. 어디 그쪽에서 강연 한 번 했다는 소리만 들리면, 그쪽에서 신라 혹은 고고학으로 밥 빌어먹고 산다는 놈들이 김태식을 뭐하러 불렀냐며 항의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내가 익히 들어서 안다. 여러 이유로 나를 경계하려 할 것이다 하면서 "내가 그리 두렵나" 하고는 매양 웃고 만다.. 2023. 4. 16.
촬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고혈을 짜낸 김제 벽골제 발굴현장 내가 본 발굴현장 중에 강렬하게 남은 데가 많지만, 개중 이 김제 벽골제 발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내가 직접 본 데가 아무래도 그렇지 아니하는 데보다 더 강렬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건 내가 그 촬영에 나름으로는 심혈에 심혈을 기울 데라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현장 공개 당일 서울에서 현장으로 날아간 나는 보통 내 일하는 스타일이 관련 기사는 미리 쓰고 현장을 가니, 이날도 이리했다고 기억하거니와, 그런 까닭에 나는 비교적 느긋하게 현장을 음미하면서, 또, 그런 까닭에 더 느긋이 이 현장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에 남길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거니와, 막상 현장을 마주하고선 진짜로 잘 담고 싶었다. 그만큼 벽골제 현장은 나한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나는 현장 사진을 흑백과 컬러 두 가지로 번..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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