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의 기적이네 하는 말이며, 느닷없이 조계종이 찡겨들어 이리해라 저리해라 하는 통의 사태 전개는 경주 남산 열암곡 불상을 둘러싼 일종의 신화라 할 만한 현상을 낳았으니, 저 마애불이 뭐 대단한 보물인양 되는양 하지만, 미안하나, 그 엎드린 불상 고만고만해서
실상 현장을 가서 살피면 같은 남산 일대에 포진하는 다른 불상, 혹은 국립경주박물관이며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데 전시하는 불상들에 견주어 이렇다 할 만한 비교우위는 전연 없는 평범 부처다.
저 분 세우고 바라보면 저 모습이라, 오랜기간 엎드려 있는 통에 보존 상태는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보다시피 짜리몽땅 부처라 이른바 종래 압도하는 고미술 해석이 자주 동원하는 묘사들로 견주건대 비율도 안 맞고, 어째 펭수 같은 느낌을 준다.
신앙대상으로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간단히 말해 미술품 자체로 보면 높은 점수를 결코 나는 줄 수 없다.
실제 현장가서 살펴봐라! 소문과 달리 그 형편없는 몰골에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저 짜리몽땅 부처를 두고서 세우라 마라, 조계종이 나서는 이유는 그네들만이 알겠지만, 이건 내가 말했듯이 성동격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교는, 조계종은 생득으로 안다. 이런 데를 두들겨야 다른 데서 지원이 더 나온다는 그걸 생득으로 안다.
그래서지 솔까 저 열암곡 불상이 조계종이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저 분이 불교의 유산인 것은 맞지만 결코 조계종의 유산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 불상이 왜 유명하게 되었는가? 그건 사진 한 장이 빚어낸 환상이다. 그 사진 한 장이 유포 배포됨으로써 열암곡 신화가 생겨났다.
이 사진 한 장이다.
촬영자는 오세윤. 오랜 기간 문화재 분야 사진에 종사한 베테랑이다. 그가 발견 신고를 접하고 조사를 벌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요청으로 심혈을 기울여 조명 설치해서 써먹어라 던져준 것이 바로 이 사진이다.
이 사진 한 장에 대한민국이 뻑 갔다.
사진은 예술이라지만 실은 그 말은 사기라는 말과 등가한다.
저 사진 보고 와! 진짜 멋있다 해서 현장 달려가서 제아무리 찍어봐라. 저리 안 나온다.
저건 찍는 특유한 방식이 있다. 그 장치들로 동원하면 저에서 보듯이 부조감이 더 상당하게 나타나고 무엇보다 색감이 딱 삼겹살 먹기 직전 그 모습이라, 그 부조감을 살리고 똥색 혹은 노리끼리 비스무리한 색감을 주니 저리 나올 뿐이다.
열암곡 불상? 세워봐라! 볼품없다.
사진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이 사진 한 장으로 세상을 농락하고 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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